트럼프 측근들 "은행 레버리지 비율 5%→10% 올려야
[뉴스핌= 이홍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대형 은행들에 대한 자본 요건은 오히려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부 관계자들은 금융 규제 일부를 완화하는 대신, 은행들에 더 높은 자본 비율을 유지하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크 칼라브리아 전 리차드 쉘비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 고문은 "트럼프의 승리와 공화당의 (은행들에 대한) 더 많은 자본의 요구 사이에서 월가의 대형 은행들은 규제 개혁에 따른 혜택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경제팀의 수장으로 골드만삭스 출신인 개리 콘 과 스티브 므누신을 각각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재무장관으로 각각 낙점했다. 이에 따라 차기 행정부에서는 월가가 수혜자가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은행 감독 담당 기관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부위원장을 희망하는 2명의 후보들은 엄격한 자본 요건을 주장하고 있다. 내년 도드-프랭크법 개정을 담당하게 될 젭 헨살링 하원금융위원장도 마찬가지다.
도널드 트럼프 <사진=블룸버그통신> |
현재 미국 금융당국의 규정에 의하면 시중은행은 여러 자본 건전성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 중 하나는 보유 자산 대비 자기자본 수준을 보여주는 '레버리지 비율'이다.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은 대형 은행에 최소 5%의 레버리지 비율을 유지하도록 요구하고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연준 위원직을 희망하는 일부 보수파들은 더 높은 비율을 요구하고 있다. 연방예금보험공사의 토마스 호닝 부회장은 10%의 레버리지 비율을 요구하고 있으며 최근 트럼프와 만남을 가진 BB&T 전 최고경영자 존 앨리슨도 지난 7월 하원금융위원회에서 씨티그룹의 레버리지 비율을 10%로 올려야한다고 주장했다.
헨살링 의원 역시 특정 규제를 완화해주는 조건으로 레버리지 비율 10%를 제시했다. 전 골드만삭스 뱅커 출신으로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임명된 스티브 배넌도 은행과 헤지펀드를 비교하면서 "전통적으로 가장 좋은 은행은 8 대 1의 레버리지 비율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레버리지 비율에 대한 보수적인 관점은 위기 이후의 은행 규제책에 대한 반발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또 은행들의 비용도 올라가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위험 가중치에 따라 필요 자본을 설정하는 규제 정책은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운영하는 국제적 협약에 기반하고 있다. 이는 모든 자산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레버리지 비율과 대조를 이룬다.
청산결제협회(Clearing House Association)의 그레그 바에르 회장은 "레버리지 비율은 세계의 모든 도로에 동일한 속도 제한을 거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비판했다.
노무라홀딩스의 스티븐 추백 분석가에 따르면 월가의 상위 5개 은행들이 10%의 레버리지 비율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추가 자본은 이들의 자본이익률을 12%에서 2018년까지 7%로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스는 JP모간체이스는 1070억달러의 추가자본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현재보다 40% 이상 많은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