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이달 들어 2차례 삼성전자 관련 성명
[뉴스핌=김신정 기자] 최근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삼성전자에 대해 미국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연이어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의 자회사인 블레이크 캐피털(Blake Capital)과 포터 캐피털(Potter Capital)은 지난 13(한국시간) 두번째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브랜드라는 관점을 유지한다면 최근 위기가 삼성전자의 운영방식과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엘리엇의 자회사는 삼성전자의 지분 총 0.62%를 가지고 있다.
엘리엇의 이 같은 성명발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을 선언하고 이에 따른 손실을 3분기 잠정실적에 반영해 영업이익을 7조8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낮춘 직후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같은 악재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으로 판매를 중단한 삼성전자가 10월 1일 판매를 재개한다. 앞서 19일부터 갤럭시노트7은 삼성 디지털프라자, 삼성 딜라이트샵, 2만여 개 이동통신사 매장 등에서 교환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 달 1일 이동통신사 매장에서는 교환이 중단된다. 교환은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이어 진행된다. 3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지난 12일 갤럭시노트7 악재 여파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곤두박질해 종가 153만5000원에 마감했으나 엘리엇의 성명 발표 후인 13일에는 가까스로 종가 155만7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엘리엇의 성명이 주가를 끌어올리는데 적잖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엘리엇은 지난 6일에도 삼성전자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의 분리, 30조 원 특별배당, 독립적인 이사 3명 추가 선임 등을 요구한 바 있다. 그야말로 갑작스런 서한이었다.
엘리엇의 성명발표 날인 6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사상최고가를 기록하더니 호재가 지속되며 다음날 7일엔 1주당 170만원을 웃돈 종가기준 171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때문에 금융업계에선 엘리엇의 발표 시점을 눈여겨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의 첫번째 성명발표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치솟았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엘리엇의 성명 발표시점이 한 주 정도 늦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엘리엇이 성명발표를 통해 삼성전자 주가를 띄운면 몇몇 해외투자자들이 팔아치워버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갤럭시노트7 생산과 중단이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다시 하락해 매도 타이밍을 놓친 것 아니냐는 얘기다. IB업계와 금융업계에서 암암리에 실제 이런 소문이 돌았다는 것이다.
금융시장에선 종종 해외펀드 등이 특정 기업에 대해 호의적인 보고서를 내면 주가 부양에 많은 도움이 되곤 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해외 기관과 국내외 개인투자자의 지분 보유율이 70%를 넘는다.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곤두박질 치자 엘리엇이 두번째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무한한 신뢰감을 드러낸 것도 하락하는 주가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애초부터 엘리엇은 삼성전자의 인적분할과 지배구조개선보다는 주가 부양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그동안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강력히 반대하며 삼성그룹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지난해 당시 엘리엇은 삼성전자 주식 처분으로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엇은 지난해 2월부터 삼성물산 주식 773만2779주(4.95%)를 사들여 보유하고 있다가 삼성물산이 합병을 발표한 후인 지난해 6월에 339만3148주(2.17%)를 추가로 매입해 주가 하락으로 평가손실이 나자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