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정례브리핑…김천 주민과 원불교 반대 설득은 과제
[뉴스핌=이영태 기자] 한·미 양국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에 배치하기로 결정하고 이르면 30일께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배치 부지 발표는) 지금 한미 공동실무단의 평가 결과에 대해서 한미 양국 국방부의 승인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그 결과가 나오는 대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변인은 결과 발표가 30일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면서 "하여튼 나오는 대로 가능한 빨리 알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연합뉴스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성주군 내 3곳의 사드 배치 후보지의 평가작업이 끝나 양국 국방 당국의 승인 절차만 남았다"면서 "경상북도와 지역 주민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을 거친 뒤 내일쯤 배치 부지를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적지로 결론난 후보지와 기존에 배치 부지로 발표된 성산포대와의 비교 결과도 이번에 발표될 것"이라며 "이번에 발표되는 곳이 최종적인 사드 배치 부지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성주골프장이 ▲성주군청에서 북쪽으로 18㎞ 떨어져 있으며 ▲해발고도 680m로 기존 발표 부지 성산포대(해발 383m)보다 높고 ▲주변에 민가가 적어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성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들고 있다. 진입로 등 기반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으며 성산포대보다 면적이 넓다는 점도 가산점이다.
◆ 김천시장·시의장, 단식농성…원불교는 사드 배치 반대 총회
경북 김천시민들이 지난달 24일 경북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사드배치결사반대 범시민투쟁 결의대회'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
문제는 성주골프장으로 사드 부지가 확정될 경우 레이더가 김천 쪽을 향하고 있어 김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불교도 성지인 정산(鼎山) 송규 종사의 생가터, 구도지 등 평화의 성지에 사드 배치는 안된다며 적극 반대하고 있다.
당장 박보생 김천시장과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은 지난 27일부터 사드 배치 반대를 요구하며 시청 회의실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박 시장과 배 의장은 "국방부는 일방적인 성주골프장 사드배치를 추진해 김천시민을 무시했다"며 "시민의 간절한 뜻을 국방부에 전달하기 위해 단식투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주골프장 배치는 김천시민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며 "사드 배치가 국가안보를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이라면 김천·성주가 피해를 보지 않는 곳으로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원불교도 지난 28일 성주군 초전면 성주 성지(聖地) 대각전 앞에서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출가교역자총회를 열고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총회 결의문을 발표했다.
원불교는 결의문에서 "원불교 전 출가 교역자들은 한반도 사드 배치로 인해 이 땅이 신냉전체제의 중심이 되는 것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드 배치 제3 부지로 거론되고 있는 경북 성주는 원불교 2대 종법사인 정산 송규 종사와 주산 송도성 종사가 태어나고 구도하신 원불교의 성지"라며 "이러한 평화 성지에 전쟁무기를 배치하는 일은 생각할 수도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원불교 성주 성지에 전쟁무기가 배치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강력히 촉구한다"며 "남북 화해와 협력으로 통일 한국의 건설과 동북아의 평화 및 세계 평화를 정착해 나가는 데 앞장설 것을 결의한다"고 덧붙였다.
원불교는 사드 배치 제3 후보지로 성주 성지 인근이 거론되자 지난 20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에 한은숙 교정원장을 선임하는 등 전면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