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채권 매입 기준 완화해야 할 듯"
[뉴스핌=김성수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를 통해 매입한 국채 규모가 1조유로를 돌파했다. 추가 매입할 자산이 동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매입 기준을 더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가 작년 3월 QE를 시작한 이후 지난주까지 1조20억유로를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라보방크 통계에 따르면,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전체에서 발행된 국공채의 7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오는 8일 독일 프랑크푸르크에서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매입할 국채가 고갈될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브렉시트 투표 이후 유로존 국채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독일 등 주요국 채권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ECB는 예치금 금리(-0.40%)보다 수익률이 낮은 채권은 매입할 수 없게 돼 있다.
씨티그룹은 오는 11월이 되면 독일 국채 전부가 ECB의 매입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ECB가 매입 채권 기준을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아만 반살 씨티그룹 금리 전략가는 "ECB가 언제 벽에 부딪힐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미 (매입 국채가) 한계에 가까워졌다는 데는 모두 동의한다"고 말했다.
라보방크의 리차드 맥과이어 채권 전략가는 "ECB가 매입 채권의 수익률 하한을 낮추는 것이 유일한 대안일 것"이라며 "그 외의 대안은 주변부만 어설프게 손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ECB가 이번 회의에서 내년 3월로 돼 있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시한을 연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애널리스트들마다 의견이 갈렸다. RBC의 채권 애널리스트들은 아무런 조치가 없다면 시장이 부정적으로 여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ECB의 자산매입 액수는 총 목표치였던 1조7000억유로의 절반을 넘어섰지만, 인플레이션은 ECB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돌고 있다. 유럽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2% 오르는 데 그쳤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프랑크 딕스미에르 글로벌 채권부 대표는 "이는 ECB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며 "ECB는 이번 정책회의를 통해 거시경제 관련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고 시장에 대해 어떤 의도가 있는지 소통할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