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성장률·물가 전망 악화…추가 부양 기대
[뉴스핌=김성수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올 연말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기존 0.05%에서 '제로(0%)'로 낮추면서 "향후 금리를 더 내릴 필요는 없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오는 23일 브렉시트를 결정짓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자금시장에서는 ECB가 또 한 차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이미 반영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 15일 자 블룸버그통신 자료에 의하면, 유럽 은행 간 하루짜리 대출금리의 가중평균을 나타내는 유로 익일물 평균 금리(에오니아) 선물시장 동향에 따르면 ECB가 오는 12월 8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예금금리를 10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 낮출 확률은 80% 수준이다.
또한 이에 앞선 올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예금금리가 낮춰질 확률은 50%로 조사됐으며, 7월 회의에서 인하될 확률은 30%로 나타났다.
◆ 유로존 장기 인플레 기대치, 역대 최저
현재 유로존의 장기 물가상승률 기대치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5월 유로존 물가는 전년대비 0.1% 하락하면서 지난달(-0.2%)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유럽의 시장 심리를 반영하는 또다른 지표인 독일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마이너스(-) 0.57%를 나타내면서 ECB의 예금금리 −0.40%를 큰 폭 하회하고 있다.
브렉시트 결정시 유로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경기가 둔화되며, 글로벌 전체적으로도 위험이 확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된 탓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 효과(성장률 0.3~0.6%포인트(p) 하락)와 영국의 대EU 수입이 감소하는 효과(0.4%p 하락)를 합치면 EU 지역 성장률이 0.7~1.0%p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무라증권도 금융지표 악화(0.4%p 하락)와 수입감소(0.1%p 하락)로 EU 성장률이 0.5%p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도 성장률이 0.8%~2.0%p 하락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라이너 군터만 금리 전략가는 "브렉시트 가능성이 거시경제 부문에 대한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며 "대다수 투자자들은 ECB가 추가 부양에 나서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ECB가 금융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영란은행(BOE)과 더불어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