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장중 0.33%까지 밀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 매입이 지속되는 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사자’를 부추긴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독일 벤치마크 10년물 수익률이 조만간 0%를 테스트하는 한편 소위 ‘서브 제로’ 진입 가능성이 열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이른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국민투표가 2주 가량 앞으로 다가온 데 따른 긴장감도 수익률 하락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유로화 <출처=블룸버그> |
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 초반 0.33%까지 밀리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뒤 강보합권으로 돌아섰다.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국채 규모가 10조달러에 이른 가운데 이미 독일 단기물 국채 수익률은 0%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
독일 국채 평균 수익률이 이번주 사상 처음으로 0%를 하회한 데 이어 장기물에 해당하는 10년물 수익률이 0%에 바짝 근접,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따른 파장이 날로 수위를 더하는 양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10년물의 마이너스 수익률이 시간 문제라는 의견이다. 마틴 반 블리에트 ING 은행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모든 투자자들이 독일 10년물 수익률이 언제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질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이는 말하자면 ECB의 양적완화(QE)에 따른 새로운 국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1개월 사이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빌미로 8bp 밀렸다.
독일 10년물 국채의 수익률 하락은 ECB 정책자들 입장에서 반갑지 않은 현상이다. 가뜩이나 자산 매입 기반이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 그치지 않는 가운데 선택의 폭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마이클 리스터 코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국채 수익률 하강 사이클이 날로 가속화되고 있으며, 반전의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며 “이는 QE의 매입 조건을 충족시키는 국채 물량을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들은 이날부터 본격화된 ECB의 회사채 매입 역시 독일 국채 수익률 하락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유럽의 ADS 증권은 회사채 매입이 수익률 하락을 가속화시켜 결국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오는 23일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EU 탈퇴가 좌절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 움직임이 한풀 꺾이면서 독일 국채 수익률이 강하게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