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샤오미가 홀대한 옥외광고와 소매점포 적극 활용
[뉴스핌=이고은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중국 신예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와 비보가 단숨에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 2,3위로 떠오른 배경에 주목, "광고 물량공세와 전통적 오프라인 소매판매가 주된 배경"라고 보도했다.
오포와 비보는 한 중국 업체가 각기 다른 타겟층을 대상으로 내놓은 스마트폰 브랜드로, 화웨이에 이어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 2,3위로 급성장했다. 두 브랜드의 오너는 중국 외 지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광둥성 소재 전자기기 제조사인 BBK전자. 오포는 고급폰을 지향하며, 비보는 젊은층을 타겟으로 저렴한 보급폰을 내놓는다.
WSJ는 광고판, 버스정류장, TV, 소셜미디어 등 모든 곳에서 오포와 비보의 광고를 찾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 중국 시민은 "오포의 캐치프라이즈 '5분만에 충전하고, 2시간동안 통화하세요'가 도시 전역에 가득하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송중기를 모델로 내세운 비보의 광고 <사진=게티이미지> |
이러한 공격적인 광고 물량공세에 더해, 화웨이와 샤오미로부터 홀대받던 전통적 오프라인 매장 판매방법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화웨이는 통신업체를 통해, 샤오미는 인터넷으로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반해 오포와 비포는 전통적 소매판매 매장을 적극 활용했다.
커널리스의 니콜 펑 이사는 "일종의 프랜차이즈 모델과 같다"면서 "휴대폰을 판매하도록 유통업자들을 크게 독려하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 판매는 낡은 유통형식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그러나 오포와 비포가 시작한 작은 도시에서 사람들은 이런 전통적 판매 방식에 더욱 익숙했다. 모든 골목의 코너마다 매장이 들어서면서 오포와 비포는 중국인들에게 '기본 선택사항'이 됐다. 중국 현지인은 "오포와 비포는 어디나 매장이 있어서 구입하기 편리하다"는 의견을 WSJ에게 전했다.
오포와 비포가 성공을 거두자 선발주자인 화웨이와 샤오미 역시 BBK전자의 방식을 따라가고 있다. 화웨이와 샤오미는 소매 점포를 늘릴 계획이며, 소셜미디어 광고에만 의존해왔던 샤오미는 대형 광고판을 이용한 광고 캠페인을 지난달부터 시작했다. 샤오미는 중국 스타들을 앞세워 '메이드 인 차이나 스마트폰'이라는 애국심 마케팅 슬로건을 내세웠다.
한편, WSJ는 애플의 아이폰이나 삼성의 갤럭시 등 고급 프리미엄 폰과 시장이 겹치는 것은 오포지만, 오포는 갤럭시나 아이폰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비슷한 성능의 제품은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오포에서 가장 비싼 모델인 R9 플러스는 128기가바이트(GB) 메모리에 가격은 3299위안(약 54만원)으로, 아이폰 라인업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인 아이폰SE 16GB(3288위안)와 가격이 비슷하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