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지는 물성 보완해 차제 적용여부 타진..완성체 업체와 협력
[뉴스핌=방글 기자] SK케미칼이 탄소복합소재 스카이플렉스를 자동차 차체(body)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카이플렉스는 단단하지만 잘 휘어지는 성질을 갖고 있어 양궁(활)이나 골프, 자전거 등 레저 스포츠 용품에서 항공산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소재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국내 한 완성차 업체와 함께 스카이플렉스가 자동차 차체에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실험 중이다. 자동차 부품으로만 쓰이던 스카이플렉스를 강판이나 알루미늄 합금 등을 대체할 소재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케미칼이 잘 휘어지는 스카이플렉스의 물성을 보완해 자동차 차체에 적용하려고 시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SK케미칼이 일부 완성차 업체가 받아들이면서 시작됐다. 자동차 업체에서 차체에 스카이플렉스를 적용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고 판단, 공동 실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마케팅팀 대신 SK케미칼의 복합소재 연구진이 투입돼 자동차 업체와 함께 적용 방법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SK케미칼 마케팅팀은 스카이플렉스 차체 도입을 원하는 완성차 업체가 추가로 있을 것으로 보고, 더 많은 완성차 업체와 접촉 중이다.
그간 자동차 차체에는 초고장력 강판이나 강판 등 철강 제품이 주로 쓰였다. 최근에는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 합금 등을 적용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알루미늄의 경우 차체 전체에 적용하기에는 경도가 떨어져 안전성 등의 문제가 발생, 일부에만 적용됐다.
하지만 탄소의 경우 가벼울 뿐 아니라 강철보다 10배 더 단단하다. 때문에 연비 절감을 위한 자동차 경량화가 대두되면서 업계에서도 주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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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미래형 컨셉카 ‘인트라도'에 효성의 고성능 탄소섬유 '탠섬'이 적용됐다.<사진=효성> |
현대차의 경우, 이미 효성과 손잡고 콘셉트카 '인트라도'의 프레임에 탄소섬유를 적용한 바 있다. bmw는 콘셉트카가 아닌 양산차에도 탄소섬유를 적용했다. i3의 차체를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으로 제작한 것이다.
스카이플렉스는 이미 자동차 차체 적용 실험 1단계를 통과한 상황이다.
지난달 화성 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열린 '2016 국제 대학생 차장 자동차 경진대회'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스카이플렉스를 경주용차에 적용, 대상을 수상했다.
해당 차량의 차체 무게는 4.5kg에 불과했지만, 80km/h로 주행해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었다.
업계는 SK케미칼이 잘 휘어지는 스카이플렉스의 물성을 단단하게 유지시키는 게 차체 도입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카이플렉스의 장점으로 분류되던 잘 휘어지는 성질이 외관 모양을 만드는 데는 긍정적이겠지만, 안정성 등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 부분을 보안하는 게 개발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소섬유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의 궁극적 목표는 자동차 시장"이라며 "항공이나 우주 분야에 비해 남품 물량이 많은 만큼 해당 개발이 성공하면 SK케미칼에는 분명한 호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탄소섬유가 양산차에 보급될 만큼의 가격 경쟁력을 갖는 것은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