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미주 경쟁력 크지 않아..2M, 채권단에 추가 요구사항 전달할 듯
[뉴스핌=조인영 기자] 얼라이언스 가입에 난항을 겪던 현대상선이 글로벌 1·2위 선사로 구성된 해운 동맹인 2M에 새롭게 합류할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23일 머스크(Maersk)와 MSC로 구성된 2M과 얼라이언스 가입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현대상선> |
그간 얼라이언스 가입을 위해 현대상선은 THE 얼라이언스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2M에게도 가입의사를 밝혔으며, 최근 2M이 협력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하면서 동맹 가입이 가시화됐다는 설명이다.
현대상선은 2M 가입을 통해 2M이 보유한 초대형 선박을 활용한 원가절감 및 서비스 경쟁력 강화, 신인도 상승으로 인한 영업력 강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 또 2M은 현대상선의 미주 노선을 활용한 미주시장 지배력 강화에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운업계는 그러나, 현대상선의 2M행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글로벌 해운업계 1·2위 선사와 16위선사와의 시너지가 적다는 이유에서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북미 노선에서 2M이 차지하는 비중은 16%로 현대상선(5%)과 합하면 20% 정도된다. 그렇더라도 신규 동맹인 오션이나 THE 얼라이언스 보다는 현저히 적은 수준으로, 북미 시장이 크게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2M의 북미 노선 점유율은 15.6%이며, 오션은 38.9%, 디얼라이언스를 포함한 나머지 선사(10개사)들은 45.5% 정도다.
특히 1·2위 선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는 현대상선과 얼라이언스를 구성한다는 것에서 의문을 제기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머스크나 MSC는 재정 리스크가 없는 부자 회사다. 그런 선사들이 가장 약체인 현대상선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의문"이라며 "양사는 이미 발주한 선박도 있어 선복량을 늘릴 필요성도 없다. 더욱이 현대상선의 배들은 2M의 선박 상태보다 훨씬 비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 보다는 이를 지원하는 채권단의 의지를 보고 받아들였다는 의견도 있다.
한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THE 얼라이언스와 가입 논의를 진행하다 불과 며칠 사이 2M으로 급진전됐다. 2M은 현대상선의 경영상태 보다는 채권단에 별도로 요구사항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현대상선은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공동운항 계약 등 협력 방안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별다른 상황 없이는 내년 4월부터는 2M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 동맹인 G6는 내년 3월까지 유지된다.
2M 합류로 현대상선은 용선료 조정, 채무재조정, 얼라이언스 가입 등 채권단의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게 됐다. 반면,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1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연내 마련해야 한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