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10억달러, 월가 역사상 최고치 전망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영 석유 업체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수수료가 1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 월가 투자은행(IB) 업계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트레이딩 부진과 초저금리로 인해 수익성 압박에 시달리는 월가에 아람코의 IPO가 쉽게 접하기 힘든 ‘돈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부왕세자. 지난 1월 영국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람코의 상장 여부를 수 개월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AP/뉴시스> |
9일(현지시각)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아람코의 IPO 후 시가총액이 2조~3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모든 상장 석유가스 업체들의 시가총액을 합한 총액의 절반 가량에 이르는 금액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의 시가총액이 5000억달러 선인 점을 감안할 때 아람코가 주식시장에 입성할 경우 애플을 크게 앞지르고 ‘세계 최대’라는 타이틀을 가로챌 전망이다.
사우디는 아람코의 지분 5% 가량을 상장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IPO에 따른 납입 자본금이 15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2014년 알리바바가 기록한 사상 최대치인 25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를 근거로 볼 때 아람코 IPO의 수수료 규모가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월가 역사상 최대 기록을 세우는 셈이다.
아람코의 IPO는 당장 임박한 사안이 아니지만 월가의 IB 업계는 자문과 주관 업무 계약 체결을 위한 공격적인 경쟁으로 후끈 달아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의 IB 업체 고위 경영자들이 아람코의 최고경영자(CEO) 아민 알 나세르와 회장 칼리드 알 팔리를 만나기 위해 혈안이다.
바쁜 일정을 내팽개치고 몇 시간씩 기다리는 것은 기본. 하지만 겨우 주니어급 관리자와 만난 뒤 돌아서기 일쑤라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사우디는 IPO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말을 아낀 채 다수의 글로벌 증시에 아람코를 상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아람코의 IPO를 주관할 경우 올리게 되는 수수료 수입이 쏠쏠할 뿐 아니라 이에 따른 반사이익 역시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데이비드 웨셀스 펜실베니아대학 와튼 스쿨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아람코 IPO 주관사로 채택되는 IB는 에너지 업계에 상당한 신망을 얻게 될 것”이라며 “이후에 각종 크고 작은 딜을 도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IB 업계뿐 아니라 로펌과 컨설팅 업체 역시 아람코의 IPO 과정에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한편 사우디는 아람코의 IPO를 통해 국가 경제의 석유 의존도를 축소하고 재정 수입원을 다변화하는 초석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