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이번 달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을 기존 수준에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시장은 통화정책 내용보다는 향후 정책의 방향과 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ECB의 경기 판단에 주목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블룸버그> |
ECB는 2일(현지시간) 통화정책과 분기 경기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금융시장 대다수 전문가는 ECB가 이번 달에도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40%로 유지하고 기준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인 0.00%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산매입 규모 역시 지난 3월 200억 유로 상향한 규모인 월 800억 유로로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블랙록의 마틴 루엑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ECB가 현재로썬 일을 다 했으며 (정책효과를) 지켜보는 모드에 들어가 있다는 광범위한 컨센서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금융시장의 관심은 정책 결정 그 자체보다는 ECB의 경기판단과 그에 따라 결정되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쏠려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는 ECB가 올해 물가상승률을 기존 0.1%에서 0.2%로 상향 조정하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1.4%에서 1.6%로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의 상향 조정은 무엇보다 최근 유가 오름세에 기인한다. 지난 3월 분기 전망 발표 당시 ECB는 유가가 배럴당 35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을 전제로 물가 전망치를 측정했지만, 최근에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50달러 선까지 뛰는 등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BAML의 길레스 모엑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너무 강한 전망은 2017년 3월 이후 부양책이 필요 없다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며 "또 너무 약한 전망도 (중앙은행이) 신용을 잃지 않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을 정당화하기 힘들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로존 탈퇴) 국민투표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드라기 총재가 올해 이후의 통화정책에 대해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UBS의 라인하르트 클루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드라기 총재는 ECB의 부양 수단이나 금리 정책에 대해 분명한 신호를 주는 것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NG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이코노미스트도 "드라기 총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회복에 대한 인식을 조심스럽게 밝히면서도 동시에 큰 불확실성과 위험을 강조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로화는 ECB 회의 결과를 앞두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동부시간 오후 1시 47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42% 오른 1.1176달러를 기록 중이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