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장기채 매입 예상한 '프론트로딩' 전략"
[뉴스핌=김성수 기자] 헤지펀드가 유럽중앙은행(ECB)이 장기채 매수에 나설 것을 예상하고 이를 꾸준히 선매수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로이터통신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 자료를 인용해 헤지펀드가 만기 15년 이상의 유로존 장기채에 포트폴리오의 15%를 할애하고 있으며, 이 비중은 2년 전의 8%에서 약 2배로 늘어난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로화 <사진=AP/뉴시스> |
장기채 비중이 늘어나면서 현재 헤지펀드들이 보유한 채권의 평균 만기는 8년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헤지펀드는 이미 주요 유럽국의 초장기 채권 투자에 '큰 손'으로 올라서고 있다. 50년 만기 프랑스와 스페인 채권에 대한 헤지펀드의 투자 비중은 13%로 집계됐으며, 벨기에 채권은 비중이 17%에 이르렀다.
유로존 정부의 장기채 경매를 주관했던 런던의 한 은행가는 헤지펀드들로부터 초장기 채권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유로존 인플레이션과 성장률이 반등하지 않을 경우 ECB가 만기 30년이 넘는 장기채로 매입자산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을 예상한 선제 매수라는 분석이다.
런던앤캐피탈의 라바니 왑 선임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헤지펀드는 기존 투자 만기보다 긴 채권에 투자함으로써 (향후 채권시장에서) 선매권을 얻으려 하고 있다"며 "ECB 역시 매입할 수 있는 채권 물량이 거의 바닥나 만기가 긴 채권으로 옮겨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랄프 프뢰서 BAML 금리 전략가는 "네덜란드와 독일의 중앙은행들은 그동안 단기채 매입 비중이 더 높았으나 이제는 ECB를 대신해 장기채를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헤지펀드처럼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투자자들은 채권시장 유동성이 악화될 때 가장 먼저 빠져나오는데, ECB가 이들 물량을 다 받아 시장 충격을 완화할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