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끝나자 상여금, 급여 급증...업계 '갸웃'
[뉴스핌=강필성 기자] 국내 레미콘업계가 올해 1분기 전반적인 호실적 행진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주)동양이 나홀로 적자전환했다. 건설·주택경기 호조에 따라 레미콘 수요가 늘며 업계 전반이 고성장을 거둔 상황에서도 유독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양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6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0% 신장했지만 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 했다.
동양의 적자전환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2013년 이후 처음. 지난해 3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동양이 지난 1월에 법정관리를 졸업하자마자 단숨에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이번 동양의 적자는 레미콘부문의 부진 때문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동양은 전통적으로 레미콘 사업을 담당하는 건재사업부문에서 전사의 절반 이상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지난 1분기에는 건재사업부문에서만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갸웃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1분기는 레미콘업계에 호황기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동양의 1분기 매출원가는 7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04% 늘었지만 매출총이익 감소는 전년 동기 대비 7억원 감소에 그쳤다. 때문에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동양의 이같은 부진을 판매관리비(이하 판관비)의 증가에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레미콘 경기 호조에 전반적인 매출, 영업이익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동양의 적자는 시장경기가 아니라 내부적 요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실제, 경쟁사인 유진기업은 지난 1분기에 매출 916억원 영업이익 111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9.00%, 83.41% 신장했다. 아주산업도 같은 기간 매출 592억원, 영업이익 4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05%, 262.26% 증가했다. 이 외에 쌍용양회 레미콘부문은 매출 703억원, 영업이익 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29%, 172.92% 성장했다.
1분기 동양의 판관비는 11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54억원의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급여가 5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5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상여금이 전년 대비 30배 이상 증가한 6억원을 기록했다. 이 외에 복리후생비가 23억원으로 6배 가깝게 늘고 접대비, 인쇄비, 회의비, 여비 교통비 등이 전년 대비 수 배 증가했다.
업계 일각에서 내부 자금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는 법정관리가 끝난 것이 실적악화에 주요 요인으로 꼽는 것은 이 대목. 법정관리를 졸업한 동양은 현재 주요 의사결정과 관련해 법원에 보고 의무가 없어 상대적으로 전문경영인의 권한이 크다.
공교롭게도 동양 경영진은 지난 3월 30일 주주총회에서 경영권분쟁 표대결을 벌인 유진기업, 파인트리자산운용과 맞서 소액주주의 절대적인 지지를 통해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당시 김용건 동양 대표이사는 소액주주를 설득하기 위해 “영업이익의 3분의 1에서 50%까지 주주들에게 배당하겠다”는 당근을 제시했다.
하지만 1분기 동양이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이 약속에 대한 기대치도 상당부분 낮아지는 상황이 됐다.
한편, 이와 관련한 동양은 수차례의 문의에도 불구하고 실적 세부 내용에 대한 답을 하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