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열 다듬고 다음 포석 준비…지분 계속 매입
[뉴스핌=한태희 기자] (주)동양 이사진으로 참여해 경영에 관여한다는 1차 목표가 좌절됐지만 유진그룹은 동양 인수 의지를 내려놓지 않았다.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다는 계획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최종성 유진기업 대표는 30일 서울 종로에 있는 YMCA 2층에서 열린 동양 주주총회의 결과에 대해 "당혹스럽다"면서도 "추가 지분 매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유진그룹이 제안한 이사 증원 안건에 찬성해달라고 소액주주들에게 호소했다. 레미콘 시장 점유율 1위인 유진기업이 동양을 인수하면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음을 돌린 소액 주주는 적었다.
안건이 부결되자 최 대표는 주총 장소를 떠났다. 같은 시각 현장에 있던 유진그룹 인사도 대부분 물러났다.
소액주주 위임장을 하나라도 더 받기위해 밤 늦게까지 발품을 팔았던 터라 실망감이 컸다. 유진그룹 한 관계자는 "결과에 아쉬움이 남는다"면서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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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학 유진기업 사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동양 지분을 최소 25%까지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유진기업> |
동양 이사회 입성은 무산됐지만 유진그룹은 전열을 다듬으며 다음 포석을 준비 중이다.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다는 것. 장내 매수는 물론이고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할 예정이다.
현재 유진그룹이 갖고 있는 동양 지분은 13.04%다. 지난 29일 장 마감 후 블록딜을 통해 확보한 3.03%도 포함된 지분이다.
여기에 파인트리자산운용과 공동의결권을 행사키로 하면서 파인트리가 갖고 있는 지분 10.03%도 활용할 수 있다. 유진기업과 파인트리는 일정 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상대방이 보유한 동양 지분을 살 수 있는 콜옵션을 갖고 있다. 이를 다 더하면 23.07%까지 올라간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정진학 유진기업 사장은 최소 25%까지 확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이날 주총 결과와 상관없이 지분 매입 계획을 세웠다"며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 때까지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유진그룹은 임시 주주총회을 열자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다시 한번 표 대결에 들어갈 수 있는 것. 다만 25%를 채워도 대다수인 소액주주의 마음을 얼마나 사로잡느냐에 따라 여전히 결과는 확신할 수 없다.
한편 이날 열린 동양 61회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파인트리자산운용과 유진그룹이 제안한 이사 증원 안건은 부결됐다. 주총 현장에서 최소 66.6%의 찬성표를 받아야 했지만 58~59%대 찬성표를 받았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