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참석 3분2의 표 확보 못해…유진 "동양 지분 추가 매입한다"
[뉴스핌=한태희 기자] "동양을 인수하려면 장내에서 지분 33% 확보 후 떳떳하게 입성해야 한다. 주총 임박해서 유진그룹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공동의결권 행사를 결의했는데 이게 책임경영인가?" (동양 소액주주)
소액주주를 설득하지 못한 유진그룹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주)동양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이사 수를 늘려 경영에 참여한다는 계획었지만 소액주주들이 거세게 반대했다.
1차 목표는 실패했지만 유진그룹은 동양 인수 의지를 접지 않았다. 동양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다는 계획에 변경이 없다는 것.
30일 서울 종로에 있는 YMCA에서 열린 동양 주주총회에서 동양 이사 수를 10명에서 16명 또는 15명으로 늘리는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이 소액주주들이 반대에 부결됐다.
파인트리가 제안한 이사 수를 16명으로 늘리는 안건은 출석한 주식수의 55.82%만 찬성표를 던졌다. 안건이 통과되려면 참석 주주의 3분의 2(66.6%)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유진그룹이 제안한 이사 수를 15명으로 증원하는 안건도 부결됐다. 역시 참석 주주의 3분의 2 찬성 벽을 넘지 못했다.
동양 의결권이 있는 주식은 약 2억3981만주. 이날 주총에 참석한 주식은 1억5730만주다. 현장에서 안건이 통과되려면 최소 1억500만주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유진그룹과 파인트리는 약 8800만여주만 확보했다. 이에 따라 파인트리자산운용과 유진그룹이 제안한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인 제 2안은 자동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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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YMCA에서 열린 (주)동양 제 61기 정기주주총회 모습 / <사진=한태희 기자> |
소액주주들은 유진그룹의 동양 입성을 결사적으로 막았다. 특히 하이마트 사례를 거론하며 유진그룹이 일명 '먹튀'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한 소액주주는 "우리는 유진이 하이마트를 인수할 때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먹튀'했던 것을 안다"며 "유진의 행태가 똑같이 반복되지 않으리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소액 주주는 "주주 입장에서는 회사가 안정적으로 가야 하는데 인수합병(M&A)에 노출되면 상식적으로 경영 안정이 될 수가 없다"며 현 경영진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소액 주주들의 격앙된 분위기는 주총 시작 전 감지됐다. 동양과 유진그룹에 중복 위임장을 준 소액주주들의 의사를 변호사가 전화로 확인했다. 이들은 대부분 동양에 표를 줬다. 최종성 유진기업 대표가 이사 증원 제안 이유를 설명할 때도 소액주주는 항의했다. 시간 지체하지 말고 바로 표결에 들어가자는 것.
주주들에 막혔지만 유진그룹은 동양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다고 밝혔다. 동양 인수 계획을 접지 않은 것. 유진그룹 관계자는 "주총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동양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로서 감시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