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환용 3개월 선발행...'구조조정'+'미국 금리인상' 회오리 피하자
[뉴스핌=이영기 기자] LG디스플레이의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몰려 당초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한다. 자금용도는 오는 8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차환용이다. 시장에서는 구조조정 회오리와 미국의 금리인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3개월 앞당겨 발행추진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일 실시한 LG디스플레이 2년만기 회사채 300억, 3년만기 1200억원, 5년만기 500억원 등 총 2000억원의 수요예측에서 무려 5200억원의 자금이 몰려 2.5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2년만기, 3년만기 및 5년만기에 각각 1200억원, 2500억원 및 1500억원의 수요가 공모희망 금리내에 들어왔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2년, 3년 및 5년물에 대해 각각 300억원, 200억원 및 500억원씩 증액해 총 30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키로 결정했다. 발행일은 오는 12일이다.
발행금리는 각 만기물의 해당 민평에서 0.04%포인트, 0.05%포인트, 0.15%포인트 더한 1.757%, 1.836% 및 2.112%다. 평균금리 1.9122%로 이는 수요예측에서 제시한 공모금리 상한선보다 약 0.05%포인트 낮을 뿐 아니라 상환되는 회사채 금리 4.320%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를 두고 회사채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오는 8월에 만기도래하는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자금을 3개월이나 앞당겨 조달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제 막 불기 시작한 구조조정의 회오리와 미국의 금리인상 리스크를 모두 피할 수 있었다는 것.
발행시장의 한 관계자는 "1분기 잠정실적이 좋아지고 있지만 시장에서 이를 어떻게 보는지를 탐색하는 차원도 있지만 이미 미국의 한차례 금리인상이 또 이슈가 되고,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구조조정 회오리'가 한창이라 8월이면 발행여건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침 이날 정부와 한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해운-조선업종 구조조정과 관련한 '구조조정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회의를 열었다. 구조조정이 추진되면 회사채 시장을 비롯한 자본시장은 얼어붙게 마련이다. AA등급으로 신용등급이 우량한 LG디스플레이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또한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해서도 미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6월 인상론에 불을 지폈다. 지난 3일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각각 인터뷰에서 미국이 향후 2∼3개월 안에 금리를 한 번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내렸다.
다만 이같은 흥행에도 불구하고 이번 수요예측결과는 LG디스플레이의 실적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그리 낙관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는 아쉬운 점을 남겼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매출 5조9892억원, 영업이익 395억원을 기록했다. 비록 시장 컨센서스에 비해서는 양호하지만 각각 전년대비 20.1%와 34.8%의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해 회사채 발행구조를 보면 올해가 약간 미약한 점이 발견된다. 지난해는 올해보다 만기를 각각 3년, 5년, 7년으로 더 길게 잡았는데도 20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에서 7500억원의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