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광연 기자]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5월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인허가 승인 여부가 하반기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SK텔레콤의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가 조건부 승인에도 결사반대 입장을 밝혀 논란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5월 결론? 상반기 인수합병 인허가 '오리무중'
26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래부와 방통위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 절차에 돌입한다. 미래부는 방송법과 IPTV법,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변경허가 및 변경승인, 합병인가 등을 심사하며 방통위는 미래부의 합병 변경허가 사전동의를 심사한다.
SK텔레콤/CJ헬로비전 |
미래부와 방통위가 심사에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은 90일이며 필요에 따라 90일 연장이 가능하다. 90일 기준, 미래부와 방통위가 각각 55일과 35일 사용하게 된다.
기간 연장을 배제하더라도 미래부와 방통위 심사에만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공정위 심사결과가 5월말로 전망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가 상반기 내에 마무리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심사위원단 구성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는 부분 역시 악재다. 이번 심사를 위해 미래부는 8~10인의 심사위원회(방송)와 10인 내외의 자문단(통신)을, 방통위는 9인의 심사위원회(사전동의)를 구성해야 하지만 중립적 인사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공정위 심사 마무리 이후, 미래부와 방통위가 즉각적으로 심사에 돌입할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속타는 SK텔레콤, KT‧LG유플러스 “조건부 승인도 결사반대”
당초 4월 1일 합병법인 출범을 목표로 했던 SK텔레콤은 인수합병 허가 여부가 하반기로 밀리면서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정부 판단을 차분히 기다린다는 입장이지만 심사 지연으로 상당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통신과 방송의 결합을 통한 신시장 개척과 유료방송 시장 개편 등을 앞세웠던 SK텔레콤의 합병 당위성이 반대 진영의 공세로 크게 훼손된 점이 뼈아프다. 향후 진행될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통합 과정과 통신과 방송을 아우르는 신규 서비스 출시 등의 과제까지 고려하면 인수합병이 승인되더라도 이를 통한 본격적인 성과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인수합병을 반대하고 있는 KT와 LG유플러스는 심사 기일에 상관없이 무조건 불허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조건부 승인에 대해서도 아무리 강력한 제재성 조건을 붙인다 해도 결국 인수합병 승인은 소비자 혜택 축소와 방송의 공공성 및 공익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독과점에 따른 시장 붕괴가 뻔히 예상되는 사안이기에 어떤 타협의 여지 없이 무조건 반대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정부가 ‘인수합병 불허’라는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