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합상품 중심, 초고속인터넷서 이동통신으로 빠르게 변화
[뉴스핌=김선엽 기자] # 직장인 A씨는 KT의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면서 핸드폰 이동통신사는 SK텔레콤을, IPTV는 LG유플러스를 각각 이용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집을 옮기는 김에 3개 상품을 묶은 결합상품에 가입하기로 했다. 결합상품을 이용하면 3개 상품을 각각 이용할 때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과연 어떤 통신사의 결합상품을 선택할까.
최근 대세로 떠오른 결합상품(초고속인터넷-이동통신-유료방송-유선전화) 시장의 패권을 이통통신 1위인 SK텔레콤이 거머쥘 공산이 커졌다. 가계 통신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동통신을 중심으로 초고속인터넷이나 유료방송을 묶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다.
이에 결합상품 시장의 주도권이 초고속인터넷에서 이동통신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특히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이후 단말기를 교체해도 통신사를 유지하는 '기기변경' 비율이 증가하고 있어 결국 이동통신 1위 업체가 결합상품의 '센터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SK텔레콤이 유료방송 2위 업체인 CJ헬로비전까지 인수하며 질주 채비를 하자, 이동통신 2~3위 사업자는 물론 케이블 업계까지 불안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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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합상품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이동통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 18일 발표한 통신경쟁상황평가(2015년도) 통계를 보면 그 동안 결합상품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동통신이 결합상품에 포함되는 경우가 빠르게 늘고 있다. <그림 1 참고>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결합상품을 이용하는 가입자 비율이 2007년 0.7%에서 2014년 23.5%로 급증했다.
이는 2개 상품의 패키지(DPS) 대신 3개(TPS)나 4개 상품(QPS)을 묶은 결합상품 비중이 늘고 있는 양상과도 밀접한 관계를 보인다.
QPS와 TPS의 전년 대비 가입자 증가율은 각각 37.8%, 5.1%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DPS는 오히려 -1.4%로 줄었다.
과거에는 초고속인터넷과 유료방송만 묶는 것(DPS가입자 중 46.9%)이 보통이었다면 최근에는 이동통신까지 함께 묶는 비중이 증가한 것이다.
<그림 2> |
이동통신 결합 가입자가 늘수록 이동통신 1위 업체는 당연히 가입자 확보에 있어 유리하다. 지난해 KISDI ‘한국미디어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동통신이 포함된 결합상품을 고른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서비스를 물어본 결과 이동통신이라고 답한 소비자가 40%로 가장 많았다.<그림 2 참고>
실제 이동통신이 포함된 결합상품 시장에서 2008년 29.8%이던 SK텔레콤의 점유율은 2014년 말 기준 51.1%로 급격히 올라갔다.<그림 3 참고>
KT와 LG유플러스 측은 "SK텔레콤의 이통시장 점유율인 49.9% 보다도 높게 나타난 것은 평가가 도입 이후 처음"이라며 "결합시장에서의 지배력 전이를 명확하게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림 3> |
◆ 단통법 이후 번호이동 줄어..이동통신 중심으로 결합상품 재배치
여기에 더해 2014년 10월 단통법 시행 이후 달라진 소비 패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통법은 통신사가 특정한 소비자에게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도 공시된 보조금만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신규 단말기 구입 시 구태여 통신사를 바꾸기(번호이동)보다는 기존 통신사를 유지(기기변경)한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이동통신 가입자(신규가입) 중 '기기변경'을 택하는 경우가 '번호이동'의 경우를 앞질렀다.<그림 4 참고>
과거에는 소비자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보조금을 노리고 다른 이통사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통신사를 유지한 채 장기가입이나 온가족할인을 선택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이동통신이 유료방송과 초고속인터넷을 제치고 결합상품의 중심을 차지하기까지의 시간은 더욱 단축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요금이 가계 방송통신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동통신을 중심으로 다른 서비스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림 4> |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