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달러 지켜야 추세".. "반등 지속은 의문"
[뉴스핌=김성수 기자]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주요 산유국 회의에서 생산량 동결 합의가 실패로 끝났지만, 대신 유가가 바닥을 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미국 현지시각)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이 같은 전문가의 국제유가 차트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앞서 18일에는 도하 회담 결렬 소식이 전해진 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장 초반에 7% 급락했으나 이후 낙폭을 1%대로 줄였다. 이어 다음 날인 간밤에는 쿠웨이트 파업 소식 등에 WTI가 다시 3% 넘게 급등, 40달러 상단을 회복했다.
◆ "이중바닥 패턴 형성 후 반등"
온라인 증권사 TD 아메리트레이드의 JJ 키나한 수석 전략가는 WTI가 저점에서 장기적으로 매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후 유가 추이. 1월20일과 2월11일을 저점으로 '더블 바텀(Double Bottom)'을 형성하고 있다.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 |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의하면, WTI는 지난 1월20일과 2월11일에 배럴당 26달러 위에서 마감했으며, 유가는 이 두 번을 바닥으로 가격이 반등하는 패턴을 보였다.
이는 차트 분석으로 보면 '이중바닥(Double Bottom)' 패턴을 형성하고 있어, 현재의 하락세에서 상승 국면으로의 강력한 추세 반전을 예고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이 패턴 상의 국제유가 바닥은 금융 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 이후 기준으로도 저점에 가까워, 25~30달러 사이에서 장기적으로 지지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키나한은 설명했다.
키나한은 "지난 10년간 추세를 보면 유가는 26달러 선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며 "이 때부터 수많은 매수 세력이 들어오기 때문에 유가가 추가 하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가가 40달러 위로 올라온 상황에서 40달러 선이 새로운 지지선으로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유는 40달러가 중요한 레벨이지만, 36달러 밑으로 내려가면 또다시 달라질 수 있다"며 "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36달러 수준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EIA에 따르면 WTI는 올해 평균 38달러를 나타낼 것이며, 내년에는 50달러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이후 유가 추이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 |
◆ "유가 반등, 지속 가능하지 않아"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유가 반등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전문가 의견을 소개했다.
유가가 오른 것은 수요 증가나 공급 감소 등 펀더멘털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중국 등 글로벌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진단.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와 이란 등 주요 산유국이 산유량을 줄일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유가가 추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경기 상황이 좋아지면서 원유 수요가 증가하는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펼쳐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의 유가 반등을 계기로 유가가 주식 등 다른 자산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가가 하락할수록 에너지 업체들의 설비투자 및 인원 감축이 늘어나면서 실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진다. 최근에는 유가가 다시 반등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에서 저유가로 인해 소비가 증가하는 등의 긍정적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탠다드라이프의 앤드루 밀리건 글로벌 전략 부문 책임자는 "유가가 40달러 부근에서 머문다면 유가와 주가가 지금까지 갖고 있던 높은 상관관계가 깨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들어 브렌트유와 S&P500지수의 10거래일간 상관관계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56달러였던 작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