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품 급감, 자금 쏠림 현상 극심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개미’들 사이에 최고 인기 상품으로 꼽히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정점을 찍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산 규모 2조달러에 이르는 ETF 시장의 신상품 출시가 반토막으로 줄어들었고, 이는 새로운 상품 개발 아이디어의 한계와 시장 포화를 드러내는 단면이라는 진단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4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규로 출시된 ETF는 43개로, 2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해 3분기 90개의 신상품을 쏟아냈던 ETF 시장이 시들해지는 양상이다.
뿐만 아니라 신상품 감소가 2분기 연속 이어졌다는 점에서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위축이라기보다 추세적인 반전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관련 자산운용사들도 신규 상품 출시에 보수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신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와 관심이 과거만큼 뜨겁지 않다는 얘기다.
어드바이저스셰어스의 댄 아렌스 최고운용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미 지난 12개월 사이 ETF 시장은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며 “전반적인 투자 수요가 크게 꺾였다”고 전했다.
저렴한 수수료와 용의한 거래 구조를 앞세워 지난 10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ETF 시장이 정점을 찍었다는 진단이다.
일부에서는 비교적 간단한 아이디어로 신상품을 만들어냈던 ETF 업계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신상품 출시가 크게 둔화된 한편 기존 상품들 사이에 유동성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1860개를 웃도는 ETF 상품의 옥석이 가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뉴욕증시가 강한 랠리를 연출한 데 따라 미국 ETF로 368억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2010년 9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중 75%에 달하는 자금이 불과 20개 상품에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기존에 거래되는 상품을 폐지하는 움직임이다. 하이랜드 캐피탈 펀드 어드바이저스는 오는 11일까지 3개의 ETF 상품을 청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