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상환 기준·녹인 베리어 낮춘 상품 잇따라 출시
[뉴스핌=이광수 기자]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에 따뜻한 봄볕이 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른 바 '녹인 공포'에 내몰았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가 급락세를 벗어나며 최근 3개월 기준으로 조기상환 비율이 다시 높아지자 등돌렸던 투자자들이 하나 둘 돌아오고 있다. 또 예전보다 안정성을 가미하면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활성화 정책 속에 ELS 시장이 재주목받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훈풍'의 증거는 조기상환 건수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조기상환 종목수는 수는 지난 1월 130개에서 2월에 191개, 현재 622개를 기록 중이다. H지수가 반등하면서 작년 말 발행됐던 ELS들이 6개월만에 조기상환 됐다.
김도엽 현대증권 에퀴티 파생영업부 팀장은 "작년 초 1만4000대에서 발행된 ELS들은 아직 상환되지 않았지만 최근 시장상황이 긍정적인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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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조기상환된 자금은 다시 ELS로 재투자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 발행량도 증가했다. 지난 2월 ELS 신규 발행액은 2조8333억원. 퇴직연금 수요가 집중됐던 작년 12월(7조6193억원)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H지수가 급락했던 지난 10월(2조4555억원)과 11월(2조6964억원)보다 각각 15.3%와 5% 가량 늘어났다. 2월 영업일수가 짧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빠른 회복세다.
이달 23일까지 ELS 발행량은 2조8816억원. 월말 증권사 주주총회와 사업보고서 제출로 인해 공모가 제한됐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전월수준을 달성했다.
작년보다 안정성을 높인 상품들이 출시된 것도 또 다른 활황 이유다. 예를들어 3년 만기 스텝다운형 ELS의 경우 과거에는 6개월 후 기초자산 지수가 95%이상이어야 조기상환 됐다면 지금은 70~80% 수준에서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녹인 베리어(Knock In Barrier)도 과거 60%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45~55%수준으로 낮춰 원금손실 가능성이 낮아졌다. 그만큼 쿠폰(일정 조건이 달성되면 제공하는 금리) 수익률은 8%대에서 5%로 낮아졌지만 글로벌 증시가 불확실성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ELS는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지난 14일 출시된 ISA도 ELS 시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ISA 취지에 맞게 절세효과를 내면서도 고수익을 기대할만한 상품이 ELS외에 마땅치 않기 때문.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 등은 안전성에 중점을 둔 ISA 전용 ELS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자사·계열사 ELS 편입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향후 일임형에도 ELS 편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팀장은 "ISA가 출시된지 한 달이 안돼서 이와 관련한 ELS 물량이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상품 성격상 ISA의 혜택을 제일 많이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