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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세금과 정치, 그리고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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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독립혁명(1776)과 프랑스대혁명(1789)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쉽게 짐작하듯 바로 세금이다. 그렇지 않아도 높은 세금으로 피폐해진 삶으로 고통받을 때 부과된 세금은 뜨겁게 달아오른 분노의 용광로에 휘발유를 붓는 격이 되어 구체제의 미래운명을 결정지었다.

그렇다면 세금이 어떻게 역사에 투영되어 왔으며, 세금의 제도화는 민주주의 발전과 어떤 궤적을 그리며 상호 작용해 왔을까?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는 국가의 신용도 뿐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 부패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세금의 징수하는 관청, 즉 국세청은 어떤 신뢰를 받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은 국가제도를 논하는 학자 뿐 아니라 관료 그리고 정치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지표다. 민주주의 제도개선을 위해 조세제도가 차지하는 위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금의 다양한 의미

세금은 한 나라의 문화를 결정짓는다. 루이 14세 시절 세금을 잘 걷어 국가재정을 튼튼하게 한 결과 파리가 세계적 문화도시로 탄생될 수 있었다. 건축, 예술, 연극, 발레, 문학, 음식, 그리고 연회문화는 넉넉한 재정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프랑스 혁명 이후 베르사이유궁전에서 일하던 궁정요리사들이 일자리를 잃자 거리로 나와 차린 것이 레스토랑이다. 그 주위에 계몽주의 시대의 꽃인 카페문화도 자리 잡았다. 궁궐에서 하던 연회와 파티가 카페와 카바레, 펍문화를 만들었다. 잘 걷은 세금은 국가의 이미지와 콘텐츠를 결정하는 요소다. 세계에서 가장 핫한 여행지 중 하나로 자리 잡은 파리는 결국 세금의 나비효과라 할 수 있다.

파리뿐만이 아니다. 유럽의 대도시들, 그리고 중소도시들까지도 궁궐과 대저택, 오페라 극장과 공연장, 공원과 조각품 등의 시설과 예술품이 남아 있는 이유는 지방귀족들이 넉넉한 세금을 걷었지만, 세금을 내지 않는 특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일찍부터 십일조가 정착해 돈이 많았던 교회 역시 세금을 내지 않았다. 넉넉한 재정으로 높은 성당을 짓고, 예배당을 지었다. 역시 세금의 결과다.

세금은 분배와 관련이 깊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경제의 귀착(economic incidence)이나 혹은 조세부담(tax burden)이라 부른다. 누진세는 소득이 낮은 사람들의 경제의 귀착, 즉 저소득의 조세부담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중세시대 이후 프랑스 혁명 이전까지 부자는 세금을 면제받았다. 왕의 보호를 받으며 면세의 특혜를 받았다. 하지만 프랑스혁명 이후 중산층 이상 특히 고소득자들이 내는 세금은 국가재정을 튼튼히 했다. 2차대전 이후 사회복지가 뿌리내리며 누진세는 거의 모든 국가들이 경쟁하듯 도입했다. 재정부담률은 국민들이 내는 세금이 국가총생산에 차지하는 비율이지만 5%의 부자가 내는 세금이 7~80% 이상을 차지해 누진세는 분배에 특화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세금은 민주주의와 깊은 연관이 있다. 미국의 독립과정에서 사용된 "대표 없이 납세 없다"는 주장은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워주었다. 1265년부터 1689년까지 하원의원을 선출할 수 있는 자격은 40실링 이상의 지대를 받을 수 있는 지주였다. 즉 경제적 능력이 있는 중산층에게만 투표권이 부여되었다. 1711년 선거법(Elections Fraudulent Convenances Act)이 선포되어, 1712년부터 토지세를 납부하는 납세자에게 투표권이 주어졌다. 영국에서는 1832년, 1867년 그리고 1884년 3차에 걸쳐 이루어진 선거개혁은 납세조건을 서서히 낮추면서 모든 성인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일련의 민주화 과정이었다(Charles Seymour, Electoral Reform in England and Wales, 2010). 결국 세금은 민주주의 발전과 매우 연관성이 높다. 세금을 낼 정도의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은 의회의 대표를 뽑을 수 있는 능력과 책임이 있다는 논리로 1860년대 대논쟁의 중심에 있었던 자유론의 철학자 밀(John Stuart Mill)은 유권자의 납세는 중요한 자유시민의 권리가 아닌 의무라는 논리를 견지했다.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 나라들도 존재하지만 여전히 소득세는 모든 국가의 중요한 수입원이다. 납세는 국방(징병제를 채택한 국가들), 교육, 근로와 함께 시민의 의무사항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세금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며 사회복지, 국방, 의무교육, 공원, 여가시설, 공항 및 항만 등의 국가정책과 기반시설을 떠받치는 중요한 통치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표 없이 납세 없다"

영국이 7년전쟁(1756-1763) 기간 동안 프랑스가 점유하고 있었던 중부지역을 차지해 영토를 확장하는데는 성공했지만, 국가재정은 악화되어 가고 있었다. 국가부채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영국정부는 식민지에 대한 과세를 확대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이것이 식민지 개척민들의 반발을 초래하여, 독립전쟁의 단초가 되었다. 군대 주둔비용은 현지에서 조달한다는 원칙을 세워 식민지 개척민들에 부담시키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 바로 인지세법(Stamp Act, 1775)이다. 신문, 팸플릿 등의 출판물, 법적 유효한 모든 증명서, 허가증 등에 인지를 붙이는 것을 의무화한 것이다. 법을 만든 정치인은 증세의 수혜자인 본국민의 대표라는 인식으로 13개주의 납세자들은 영국의회에 대표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어 "대표 없이 납세 없다(No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on)"는 구호를 사용하며 무력시위에 들어갔다. 폭력화하며 사태가 커지자 결국 1년 만에 인지세는 폐지되었다. 다른 묘안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고안해낸 것이 바로 동인도회사 창고에 쌓여 있는 차를 수입하도록 하는 것이 있다. 당시 식민지 13개주에 유통되는 차의 86퍼센트가 밀수된 네덜란드 차였다. 차를 마시는 것은 영국 식민지에서도 중요한 문화적 습관이었다. 싼 값에 마실 수 있었던 차가격이 급격히 오를 것에 분개해 보스턴 항구에 입항에 있던 동인도회사 화물선을 공격한 것이 바로 이것이 보스턴 차공격 사건(1773. 12. 6)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본국과 식민지와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결국 미국독립혁명의 도화선이 되고 말았다.

조세제도의 개혁실패, 프랑스대혁명의 단초제공

프랑스 대혁명은 두 번의 전쟁으로 바닥난 국고재정을 채우기 위해 조세제도를 손보려다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다. 혁명이 발발하기 전 프랑스 인구의 2% 정도밖에 안 되는 제1계급인 성직자와 제2계급인 귀족은 전체 토지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면세 등의 혜택을 누리는 등 주요 권력과 부와 명예를 독점하고 있었다. 제3신분인 나머지 98%가 2%를 먹여 살리는 이 같은 상황을 희화화한 그림은 많은 것을 보여준다.

위키피디아

혁명 2년 전인 1787년과 1788년 2회에 걸쳐 소집된 귀족자문회의(Assemblée des notables)에서 당시 칼론 (Charles Alexandre de Calonne) 재무장관은 귀족과 성직자들에게도 징세가 필요하다는 개혁안을 관철시키고자 했으나 참가한 귀족들과 성직자들은 그들의 면세특혜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끝까지 반대해 관철해 냈다. 루이 16세는 재정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3부회를 소집했으나 계급간의 의견차이만 극명하게 드러내고 대립이 첨예화 되었다. 이를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소집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먼저 바스티유 감옥을 공격해 프랑스 대혁명의 도화선에 불이 붙었다. 결국 조세제도 개혁의 실패는 절대왕정체제가 붕괴로 이어지면서 프랑스 사회는 단두대와 피의 숙청으로 대혼란으로 치달았다.

새로운 세금제도를 만들어낸 근본적 원인, 전쟁

7년전쟁이 끝나자마자 영국의 부채는 전쟁 전 £75,000,000에서 1763년 1월 £122,600,000로 증가했고, 1764년 초에는 거의 £130,000,000로 늘어났다(Nash, Gary B, The Unknown American Revolution: The Unruly Birth of Democracy and the Struggle to Create America. 2005). 미국식민지 예산법(American Revenue Act, 1864)으로도 알려진 경제정책은 바로 새로운 조세인 설탕세(Sugar Act, 1864)의 도입이다. 동시에 인지세(Stamp tax, 1865)도 부과되었다. 이 두 조세는 결국 전쟁 이후 늘어난 국가채무를 줄이기 위한 묘책이었던 셈이다.

이후 미국의 독립으로 영국은 높은 채무가 또 한 번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 1780년대 매년 예산의 30퍼센트는 국가채무의 이자비용으로 지출될 정도였다. 국채상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 총리였던 윌리엄 피트 주니어 (William Pitt, the Younger)는 새 묘안을 짜내야 했다. 수입품의 5분의 1이 세금을 내지 않고 밀수입되는 것에 착안해 차, 포도주, 증류주, 담배 등에 관세를 낮춤으로써 불법수입을 차단하고자 했다. 수입물품 등을 양성화시켜 세금을 거두고자 한 복안이었다. 이 정책으로 관세 수입이 연간 약 200만 파운드 증가해 숨통이 트이는 듯 했지만, 국가재정은 여전히 빈약한 상태였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바로 세계 최초의 상시 소득세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물품세, 관세, 통과세 등 간접세에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개인이 지폐를 금으로 교환하는 것을 막아 금 보유고를 늘리고자 했으며, 저택, 토지, 건물, 임야, 동물, 노예 등을 소유하면서 그 이득을 취하는 고소득자에 초점을 맞췄다. 피트가 도입한 세계 최초의 소득세는 누진적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60파운드 이상의 연간 소득에 대해 파운드당 2펜스(1/120 또는 0.83%)의 부과금에서 시작되었으며 200파운드 이상의 소득에 대해 최대 2실링(10%)까지 확대되었다. 엄밀한 의미로 피트가 도입한 소득세는 소득수준이 높은 부유층과 중산층 이상에게 부과된 부유세라 할 수 있다. 피트는 새로운 소득세로 인해 1,000만 파운드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1799년 실제 수입은 600만 파운드가 조금 넘었다. 지속적으로 소득세가 정착되면서 꾸준하게 국가재정이 조금씩 안정화되기 시작하면서 1800년대 영국이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만큼 세금은 체제의 붕괴와 국가의 재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랑스도 새로운 전쟁으로 고갈된 국고를 채우기 위해 세금을 고안해 낸 창의적 국가다. 루이 14세가 스페인의 왕위계승권을 손자에게 주기 위해 벌인 전쟁(1701-1714)으로 고안해 낸 것이 바로 십일조(dixième)다. 정확한 의미로는 1710년부터 모든 성인에게 적용되는 인두세와 같은 의미로 교회에서처럼 국가에도 10분의 1을 납세하도록 했다. 너무 높다는 원성으로 루이 15세 때는 20분의 1(vingtième)이 1749년부터 시행되었다. 전쟁 때만 일시적으로 납부하는 세금이었으나, 루이 16세는 평시에도 그대로 유지해 국민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수입의 20분의 1, 즉 5퍼센트의 소득세가 부과되는 효과를 본 셈이다. 프랑스에서는 매달 소득에 부과하는 소득세는 1914년 적용되어 100년 이상이나 영국에 비해 늦게 도입되었다.

1700년대의 국가 주 수입원은 간접세였다. 프랑스의 경우 생활필수품이었던 소금에 부과된 소금세(gabelle)는 1780년대까지 프랑스 왕실 수입의 10%를 차지했을 정도로 매우 중요한 세수였고, 밀수, 암시장 등이 형성될 정도로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다양한 수법이 동원되었다. 식품, 음료 및 소비재의 수입 또는 거래에도 소비세, 관세 및 관세의 형태로 간접세가 부과되었다. 특히 와인에 부과되는 주세는 중요한 간접세였다. 담배 판매에는 타박(tabac)이라는 소비세가 적용되었고, 한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혹은 해외에서 프랑스로 상품을 수입하는 무역업자는 관세를 지불해야 했다. 특히 옥트로이(octroi)라 불리는 지방관세는 지방에서 파리로 들어가는 물건에 부과한 물품세였다. 간접세는 주요 국가 및 지방의 주요 수입원이었기 때문에 프랑스 도시들은 높은 성벽을 유지하면서 물품을 검사하고 세금을 부과하는 성문을 통과하도록 강요했을 정도였다.

점차 소득세가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국가들의 중요한 세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와 함께 법인세, 그리고 부가가치세 등이 차례로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각국의 3대 세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5년 이후 소득세가 부가가치세의 비중을 앞질러 가장 큰 국가재정을 담당하고 있다.

세금징수를 일찍부터 체계화한 국가는 프랑스였다. 루이 14세의 재상이었던 콜베르 (Jean-Baptiste Colbert)는 전국에 수백 명의 민간 '세금 농민'(국가와 계약을 맺은 채권 징수원)이 의해 징수하도록 체계화했고, 1680년 세금 징수를 간소화하기 위해 세금 징수원의 수를 줄여 일반농장단(Ferme Générale)을 창설했다. 이 같은 그의 노력으로 1683년에 사망했을 때 처음 취임했을 때보다 3배가 많은 9,350만 리브르를 징수했다.

몇 가지 조세 이슈

세계 최초로 상속세를 도입한 나라는 스웨덴이다. 1888년 도입된 상속세는 1915년 증여세가 포함되었고, 2004년 폐지될 때까지 사용되어 왔다. OECD 38개국 중 15개국이 상속세를 완전 폐지했지만, 우리나라는 1950년 도입된 이래 아래 표에서 보듯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속세율로 기업인들이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주식을 매각하든지, 일부 사업을 정리하든지 하는 방법으로 납부하고 있고, 이는 OECD 평균치인 15% 보다 월등히 높다.

자료: 기획재정부

근로자들의 사회보험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세가 사회보장세다. 기업이 직원들의 실직, 질병, 산업재해, 연금퇴직 등에 사용될 비용을 국가에 납부하는 사회보장세(Payroll tax)와 개인이 봉급의 일정비율을 납부하는 건강보험료도 사회보장세에 속한다. 스웨덴의 경우 1970년대부터 도입되기 시작해 현재 31.42%를 차지하고 있다. 즉 한 사람을 고용하면 봉급의 31.42%를 국가에 지불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개인 소득에서 건강보험료(장기요양보험) 8%, 국민연금 9%, 고용보험료 1.8% 등을 납부하고 있다. 국가와 기업이 보장하는 사회안전망(Social security net)의 확충은 건전한 노동문화와 유연한 노동시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제도구축을 위한 재원확보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조세 형평성, 투명성, 신뢰성

우리나라에서 고소득자의 근로소득세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세청과 국회예산정책처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을 기준으로 볼 때 연봉이 1억원 이상인 직장인의 경우 전체의 6.4% 수준이지만, 이들이 납부하는 비율은 전체 근로소득세의 62.7%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이 양극화를 줄여 주며 사회위화감을 줄여주고 사회보장비용으로 사용되어 재분배의 효과를 보여 준다면 사회 안정과 화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근로소득자 2053만명 가운데 세금을 내지 않는 사람들은 690만명으로 33.6%에 이른다. 최근 10년 동안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근로소득자 중 33%가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는 것은 조세정의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과도한 세액공제 혜택 등을 줄여 면세자 비율을 줄일 필요가 있다. 담세력이 있는 계층에 세금을 걷는 것은 '공동 부담의 원칙'과 조세의 '수평적 형평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세금을 낼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도 세금을 일단 납부하게 하고, 저소득 가족의 공공부조나 사회보험제도를 통해 환원할 수 있게 하는 공동부담원칙에 더 부합된다. 스웨덴의 경우 2024년 기준 연소득 24,238 크로네, 한화 약 240만원 이하는 세금면제를 받지만, 그 이상은 평균 32.37퍼센트의 소득세를 지방세로 납부한다. 연소득 24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은 자녀 탁아소 비용면제, 저소득층 현금지원 등의 공공부조 형태로 환급해 준다. 세금공제 등으로 세금면제를 확대하는 것보다 일정 구간 이상의 소득은 무조건 세금을 납부하게 하는 방법이 조세형평성과 공동부담원칙에 더 충실할 수 있다. 세금을 많이 내면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기보다 여전히 "부자니까 더 내야한다"는 시선으로 그들을 대한다면 고소득자들의 납세저항이 높아지면서 조직적 탈세 (tax evasion), 세금회피(tax avoidance) 등으로 국내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 조세질서를 해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세심하고 형평성 있는 조세정책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국세청에 대한 신뢰수준은 어떻게 될까? 한국과 스웨덴을 비교해 보자. 매년 기관신뢰도를 측정하는 예테보리대학 SOM 연구소의 보고서는 국세청의 높은 신뢰도를 보여준다. 2018년 평가대상으로 포함된 이후 줄곧 1위를 독차지하고 있다. (SOM, Förtroendebarometern 2024). 우리나라 국정원에 해당하는 국가안전경찰국(Säpo)은 국세청과 매년 1위와 2위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국가안전청(MSB)도 4위에 올라 있어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고조되고 있는 안보위협 상황에서 국가의 안전, 생명, 복지를 책임지고 있는 기관에 대한 신뢰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일 수 있다.

또 다른 측정에서도 국세청은 높은 만족도를 확인할 수 있다. 정부기관 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씽크탱크 그룹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2023년 기관서비스 및 응대평가에서 5점 높은 만점 기준 4.0을 받아 기업청(3,9), 통계청(3,4), 경찰(3,4), 교통국(3,4) 보다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다 (Kvalitetsmagasinet.https://kvalitetsmagasinet.se/skatteverket-bast-pa-service-enligt-landets-foretagare/). 그만큼 대내외 위기상황에서 투명한 조세관리, 안전, 생명보호는 국가의 안정을 유지하고 국민을 안심시키며 통합하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가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출처: SOM, Förtroendebarometern 2024. https://medieakademin.se/wp-content/uploads/2024/03/Presentation_fortroendebarometern_2024.pdf Säpo 국가안전경찰국(국가정보원); Skatteverket 국세청; Försvarsmakten 국방부; Naturskyddsföreing 환경보호협회; MSB 국가안전위기관리청; Röda korset 적십자; Trafikverket 교통청; Försäkringskassan 국영보험청; Arbetsförmedlingen 국영직업소개소; Migrationsverket 이민청

한국은 어떨까?

조세연구원의 연구자료를 보도한 한국세정신문을 보면, 국민의 납세에 대한 평가에서 최근 12년 사이 부정적 시각을 들어내고 있다. 납세는 '의무기 때문에' 혹은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등 어쩔 수 없이 납부한다는 비율이 48.7%에 이르고, '가급적 줄이고 싶다'와 '빼앗기는 기분이라 내기 싫다'의 비율이 51.3%를 차지해 세금에 대한 저항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적발될 가능성이 전혀 없을 때 세금납부 회피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인식조사에서는 여전히 세금회피 의향이 없다는 의견이 65.5%(2024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2년 동안의 조사에 보여주듯 30.7%(2023), 34.2%(2024)로 다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림 1. 세금 납부시 드는 생각 출처: 한국세정신문. http://www.taxtimes.co.kr/news/article.html?no=263686.

 

그림 2. 적발될 가능성이 전혀 없을 때 세금납부 회피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인식 출처: 한국세정신문. http://www.taxtimes.co.kr/news/article.html?no=263686.

조세정책은 국민에 대한 약속실천과 미래의 고민을 담아야

세금은 양면성을 갖는다. 너무 과하게 걷으면 국민의 원성을 사고, 너무 적게 걷으면 국가재정이 빈약해져 국민을 보호하고 생명을 지켜주며 외부의 적을 막아내는 국가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 둘 다 국민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세금을 높일지 낮출지는 사실 정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를 통해 국민에게 미리 공약을 통해 추인을 받아 책정하는 것이 민주적 방식이다.

민주적 통치가 힘든 이유는 선거를 통해 국민이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었더라도 공약대로 이행할 수도 없다. 대내외적 재정상황은 천재지변, 국가적 재난, 전쟁, 무역분쟁 등으로 인해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순위를 다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세금을 너무 쉽게 곶감 빼먹듯 쓰는 것은 더 큰 문제다. 국가부채는 미래세대들이 갚아야 할 빚이기 때문이다. 지금 정치인들은 써버리고 나가면 그만이지만, 그 빚은 결국 미래세대들이 낼 세금으로 갚아야 한다. 야당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화합을 이끌어내야 할 책임은 대통령에 귀속된다. 거대야당일 경우에는 더말할 나위가 없다. 세금정책으로 흥하고 망한 국가들의 역사적 교훈을 다시 한 번 꼼꼼히 복기해 보았으면 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연혁 교수. 2024.01.15 mironj19@newspim.com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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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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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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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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