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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세금과 정치, 그리고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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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독립혁명(1776)과 프랑스대혁명(1789)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쉽게 짐작하듯 바로 세금이다. 그렇지 않아도 높은 세금으로 피폐해진 삶으로 고통받을 때 부과된 세금은 뜨겁게 달아오른 분노의 용광로에 휘발유를 붓는 격이 되어 구체제의 미래운명을 결정지었다.

그렇다면 세금이 어떻게 역사에 투영되어 왔으며, 세금의 제도화는 민주주의 발전과 어떤 궤적을 그리며 상호 작용해 왔을까?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는 국가의 신용도 뿐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 부패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세금의 징수하는 관청, 즉 국세청은 어떤 신뢰를 받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은 국가제도를 논하는 학자 뿐 아니라 관료 그리고 정치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지표다. 민주주의 제도개선을 위해 조세제도가 차지하는 위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금의 다양한 의미

세금은 한 나라의 문화를 결정짓는다. 루이 14세 시절 세금을 잘 걷어 국가재정을 튼튼하게 한 결과 파리가 세계적 문화도시로 탄생될 수 있었다. 건축, 예술, 연극, 발레, 문학, 음식, 그리고 연회문화는 넉넉한 재정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프랑스 혁명 이후 베르사이유궁전에서 일하던 궁정요리사들이 일자리를 잃자 거리로 나와 차린 것이 레스토랑이다. 그 주위에 계몽주의 시대의 꽃인 카페문화도 자리 잡았다. 궁궐에서 하던 연회와 파티가 카페와 카바레, 펍문화를 만들었다. 잘 걷은 세금은 국가의 이미지와 콘텐츠를 결정하는 요소다. 세계에서 가장 핫한 여행지 중 하나로 자리 잡은 파리는 결국 세금의 나비효과라 할 수 있다.

파리뿐만이 아니다. 유럽의 대도시들, 그리고 중소도시들까지도 궁궐과 대저택, 오페라 극장과 공연장, 공원과 조각품 등의 시설과 예술품이 남아 있는 이유는 지방귀족들이 넉넉한 세금을 걷었지만, 세금을 내지 않는 특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일찍부터 십일조가 정착해 돈이 많았던 교회 역시 세금을 내지 않았다. 넉넉한 재정으로 높은 성당을 짓고, 예배당을 지었다. 역시 세금의 결과다.

세금은 분배와 관련이 깊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경제의 귀착(economic incidence)이나 혹은 조세부담(tax burden)이라 부른다. 누진세는 소득이 낮은 사람들의 경제의 귀착, 즉 저소득의 조세부담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중세시대 이후 프랑스 혁명 이전까지 부자는 세금을 면제받았다. 왕의 보호를 받으며 면세의 특혜를 받았다. 하지만 프랑스혁명 이후 중산층 이상 특히 고소득자들이 내는 세금은 국가재정을 튼튼히 했다. 2차대전 이후 사회복지가 뿌리내리며 누진세는 거의 모든 국가들이 경쟁하듯 도입했다. 재정부담률은 국민들이 내는 세금이 국가총생산에 차지하는 비율이지만 5%의 부자가 내는 세금이 7~80% 이상을 차지해 누진세는 분배에 특화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세금은 민주주의와 깊은 연관이 있다. 미국의 독립과정에서 사용된 "대표 없이 납세 없다"는 주장은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워주었다. 1265년부터 1689년까지 하원의원을 선출할 수 있는 자격은 40실링 이상의 지대를 받을 수 있는 지주였다. 즉 경제적 능력이 있는 중산층에게만 투표권이 부여되었다. 1711년 선거법(Elections Fraudulent Convenances Act)이 선포되어, 1712년부터 토지세를 납부하는 납세자에게 투표권이 주어졌다. 영국에서는 1832년, 1867년 그리고 1884년 3차에 걸쳐 이루어진 선거개혁은 납세조건을 서서히 낮추면서 모든 성인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일련의 민주화 과정이었다(Charles Seymour, Electoral Reform in England and Wales, 2010). 결국 세금은 민주주의 발전과 매우 연관성이 높다. 세금을 낼 정도의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은 의회의 대표를 뽑을 수 있는 능력과 책임이 있다는 논리로 1860년대 대논쟁의 중심에 있었던 자유론의 철학자 밀(John Stuart Mill)은 유권자의 납세는 중요한 자유시민의 권리가 아닌 의무라는 논리를 견지했다.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 나라들도 존재하지만 여전히 소득세는 모든 국가의 중요한 수입원이다. 납세는 국방(징병제를 채택한 국가들), 교육, 근로와 함께 시민의 의무사항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세금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며 사회복지, 국방, 의무교육, 공원, 여가시설, 공항 및 항만 등의 국가정책과 기반시설을 떠받치는 중요한 통치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표 없이 납세 없다"

영국이 7년전쟁(1756-1763) 기간 동안 프랑스가 점유하고 있었던 중부지역을 차지해 영토를 확장하는데는 성공했지만, 국가재정은 악화되어 가고 있었다. 국가부채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영국정부는 식민지에 대한 과세를 확대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이것이 식민지 개척민들의 반발을 초래하여, 독립전쟁의 단초가 되었다. 군대 주둔비용은 현지에서 조달한다는 원칙을 세워 식민지 개척민들에 부담시키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 바로 인지세법(Stamp Act, 1775)이다. 신문, 팸플릿 등의 출판물, 법적 유효한 모든 증명서, 허가증 등에 인지를 붙이는 것을 의무화한 것이다. 법을 만든 정치인은 증세의 수혜자인 본국민의 대표라는 인식으로 13개주의 납세자들은 영국의회에 대표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어 "대표 없이 납세 없다(No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on)"는 구호를 사용하며 무력시위에 들어갔다. 폭력화하며 사태가 커지자 결국 1년 만에 인지세는 폐지되었다. 다른 묘안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고안해낸 것이 바로 동인도회사 창고에 쌓여 있는 차를 수입하도록 하는 것이 있다. 당시 식민지 13개주에 유통되는 차의 86퍼센트가 밀수된 네덜란드 차였다. 차를 마시는 것은 영국 식민지에서도 중요한 문화적 습관이었다. 싼 값에 마실 수 있었던 차가격이 급격히 오를 것에 분개해 보스턴 항구에 입항에 있던 동인도회사 화물선을 공격한 것이 바로 이것이 보스턴 차공격 사건(1773. 12. 6)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본국과 식민지와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결국 미국독립혁명의 도화선이 되고 말았다.

조세제도의 개혁실패, 프랑스대혁명의 단초제공

프랑스 대혁명은 두 번의 전쟁으로 바닥난 국고재정을 채우기 위해 조세제도를 손보려다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다. 혁명이 발발하기 전 프랑스 인구의 2% 정도밖에 안 되는 제1계급인 성직자와 제2계급인 귀족은 전체 토지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면세 등의 혜택을 누리는 등 주요 권력과 부와 명예를 독점하고 있었다. 제3신분인 나머지 98%가 2%를 먹여 살리는 이 같은 상황을 희화화한 그림은 많은 것을 보여준다.

위키피디아

혁명 2년 전인 1787년과 1788년 2회에 걸쳐 소집된 귀족자문회의(Assemblée des notables)에서 당시 칼론 (Charles Alexandre de Calonne) 재무장관은 귀족과 성직자들에게도 징세가 필요하다는 개혁안을 관철시키고자 했으나 참가한 귀족들과 성직자들은 그들의 면세특혜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끝까지 반대해 관철해 냈다. 루이 16세는 재정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3부회를 소집했으나 계급간의 의견차이만 극명하게 드러내고 대립이 첨예화 되었다. 이를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소집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먼저 바스티유 감옥을 공격해 프랑스 대혁명의 도화선에 불이 붙었다. 결국 조세제도 개혁의 실패는 절대왕정체제가 붕괴로 이어지면서 프랑스 사회는 단두대와 피의 숙청으로 대혼란으로 치달았다.

새로운 세금제도를 만들어낸 근본적 원인, 전쟁

7년전쟁이 끝나자마자 영국의 부채는 전쟁 전 £75,000,000에서 1763년 1월 £122,600,000로 증가했고, 1764년 초에는 거의 £130,000,000로 늘어났다(Nash, Gary B, The Unknown American Revolution: The Unruly Birth of Democracy and the Struggle to Create America. 2005). 미국식민지 예산법(American Revenue Act, 1864)으로도 알려진 경제정책은 바로 새로운 조세인 설탕세(Sugar Act, 1864)의 도입이다. 동시에 인지세(Stamp tax, 1865)도 부과되었다. 이 두 조세는 결국 전쟁 이후 늘어난 국가채무를 줄이기 위한 묘책이었던 셈이다.

이후 미국의 독립으로 영국은 높은 채무가 또 한 번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 1780년대 매년 예산의 30퍼센트는 국가채무의 이자비용으로 지출될 정도였다. 국채상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 총리였던 윌리엄 피트 주니어 (William Pitt, the Younger)는 새 묘안을 짜내야 했다. 수입품의 5분의 1이 세금을 내지 않고 밀수입되는 것에 착안해 차, 포도주, 증류주, 담배 등에 관세를 낮춤으로써 불법수입을 차단하고자 했다. 수입물품 등을 양성화시켜 세금을 거두고자 한 복안이었다. 이 정책으로 관세 수입이 연간 약 200만 파운드 증가해 숨통이 트이는 듯 했지만, 국가재정은 여전히 빈약한 상태였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바로 세계 최초의 상시 소득세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물품세, 관세, 통과세 등 간접세에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개인이 지폐를 금으로 교환하는 것을 막아 금 보유고를 늘리고자 했으며, 저택, 토지, 건물, 임야, 동물, 노예 등을 소유하면서 그 이득을 취하는 고소득자에 초점을 맞췄다. 피트가 도입한 세계 최초의 소득세는 누진적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60파운드 이상의 연간 소득에 대해 파운드당 2펜스(1/120 또는 0.83%)의 부과금에서 시작되었으며 200파운드 이상의 소득에 대해 최대 2실링(10%)까지 확대되었다. 엄밀한 의미로 피트가 도입한 소득세는 소득수준이 높은 부유층과 중산층 이상에게 부과된 부유세라 할 수 있다. 피트는 새로운 소득세로 인해 1,000만 파운드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1799년 실제 수입은 600만 파운드가 조금 넘었다. 지속적으로 소득세가 정착되면서 꾸준하게 국가재정이 조금씩 안정화되기 시작하면서 1800년대 영국이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만큼 세금은 체제의 붕괴와 국가의 재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랑스도 새로운 전쟁으로 고갈된 국고를 채우기 위해 세금을 고안해 낸 창의적 국가다. 루이 14세가 스페인의 왕위계승권을 손자에게 주기 위해 벌인 전쟁(1701-1714)으로 고안해 낸 것이 바로 십일조(dixième)다. 정확한 의미로는 1710년부터 모든 성인에게 적용되는 인두세와 같은 의미로 교회에서처럼 국가에도 10분의 1을 납세하도록 했다. 너무 높다는 원성으로 루이 15세 때는 20분의 1(vingtième)이 1749년부터 시행되었다. 전쟁 때만 일시적으로 납부하는 세금이었으나, 루이 16세는 평시에도 그대로 유지해 국민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수입의 20분의 1, 즉 5퍼센트의 소득세가 부과되는 효과를 본 셈이다. 프랑스에서는 매달 소득에 부과하는 소득세는 1914년 적용되어 100년 이상이나 영국에 비해 늦게 도입되었다.

1700년대의 국가 주 수입원은 간접세였다. 프랑스의 경우 생활필수품이었던 소금에 부과된 소금세(gabelle)는 1780년대까지 프랑스 왕실 수입의 10%를 차지했을 정도로 매우 중요한 세수였고, 밀수, 암시장 등이 형성될 정도로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다양한 수법이 동원되었다. 식품, 음료 및 소비재의 수입 또는 거래에도 소비세, 관세 및 관세의 형태로 간접세가 부과되었다. 특히 와인에 부과되는 주세는 중요한 간접세였다. 담배 판매에는 타박(tabac)이라는 소비세가 적용되었고, 한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혹은 해외에서 프랑스로 상품을 수입하는 무역업자는 관세를 지불해야 했다. 특히 옥트로이(octroi)라 불리는 지방관세는 지방에서 파리로 들어가는 물건에 부과한 물품세였다. 간접세는 주요 국가 및 지방의 주요 수입원이었기 때문에 프랑스 도시들은 높은 성벽을 유지하면서 물품을 검사하고 세금을 부과하는 성문을 통과하도록 강요했을 정도였다.

점차 소득세가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국가들의 중요한 세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와 함께 법인세, 그리고 부가가치세 등이 차례로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각국의 3대 세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5년 이후 소득세가 부가가치세의 비중을 앞질러 가장 큰 국가재정을 담당하고 있다.

세금징수를 일찍부터 체계화한 국가는 프랑스였다. 루이 14세의 재상이었던 콜베르 (Jean-Baptiste Colbert)는 전국에 수백 명의 민간 '세금 농민'(국가와 계약을 맺은 채권 징수원)이 의해 징수하도록 체계화했고, 1680년 세금 징수를 간소화하기 위해 세금 징수원의 수를 줄여 일반농장단(Ferme Générale)을 창설했다. 이 같은 그의 노력으로 1683년에 사망했을 때 처음 취임했을 때보다 3배가 많은 9,350만 리브르를 징수했다.

몇 가지 조세 이슈

세계 최초로 상속세를 도입한 나라는 스웨덴이다. 1888년 도입된 상속세는 1915년 증여세가 포함되었고, 2004년 폐지될 때까지 사용되어 왔다. OECD 38개국 중 15개국이 상속세를 완전 폐지했지만, 우리나라는 1950년 도입된 이래 아래 표에서 보듯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속세율로 기업인들이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주식을 매각하든지, 일부 사업을 정리하든지 하는 방법으로 납부하고 있고, 이는 OECD 평균치인 15% 보다 월등히 높다.

자료: 기획재정부

근로자들의 사회보험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세가 사회보장세다. 기업이 직원들의 실직, 질병, 산업재해, 연금퇴직 등에 사용될 비용을 국가에 납부하는 사회보장세(Payroll tax)와 개인이 봉급의 일정비율을 납부하는 건강보험료도 사회보장세에 속한다. 스웨덴의 경우 1970년대부터 도입되기 시작해 현재 31.42%를 차지하고 있다. 즉 한 사람을 고용하면 봉급의 31.42%를 국가에 지불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개인 소득에서 건강보험료(장기요양보험) 8%, 국민연금 9%, 고용보험료 1.8% 등을 납부하고 있다. 국가와 기업이 보장하는 사회안전망(Social security net)의 확충은 건전한 노동문화와 유연한 노동시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제도구축을 위한 재원확보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조세 형평성, 투명성, 신뢰성

우리나라에서 고소득자의 근로소득세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세청과 국회예산정책처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을 기준으로 볼 때 연봉이 1억원 이상인 직장인의 경우 전체의 6.4% 수준이지만, 이들이 납부하는 비율은 전체 근로소득세의 62.7%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이 양극화를 줄여 주며 사회위화감을 줄여주고 사회보장비용으로 사용되어 재분배의 효과를 보여 준다면 사회 안정과 화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근로소득자 2053만명 가운데 세금을 내지 않는 사람들은 690만명으로 33.6%에 이른다. 최근 10년 동안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근로소득자 중 33%가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는 것은 조세정의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과도한 세액공제 혜택 등을 줄여 면세자 비율을 줄일 필요가 있다. 담세력이 있는 계층에 세금을 걷는 것은 '공동 부담의 원칙'과 조세의 '수평적 형평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세금을 낼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도 세금을 일단 납부하게 하고, 저소득 가족의 공공부조나 사회보험제도를 통해 환원할 수 있게 하는 공동부담원칙에 더 부합된다. 스웨덴의 경우 2024년 기준 연소득 24,238 크로네, 한화 약 240만원 이하는 세금면제를 받지만, 그 이상은 평균 32.37퍼센트의 소득세를 지방세로 납부한다. 연소득 24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은 자녀 탁아소 비용면제, 저소득층 현금지원 등의 공공부조 형태로 환급해 준다. 세금공제 등으로 세금면제를 확대하는 것보다 일정 구간 이상의 소득은 무조건 세금을 납부하게 하는 방법이 조세형평성과 공동부담원칙에 더 충실할 수 있다. 세금을 많이 내면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기보다 여전히 "부자니까 더 내야한다"는 시선으로 그들을 대한다면 고소득자들의 납세저항이 높아지면서 조직적 탈세 (tax evasion), 세금회피(tax avoidance) 등으로 국내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 조세질서를 해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세심하고 형평성 있는 조세정책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국세청에 대한 신뢰수준은 어떻게 될까? 한국과 스웨덴을 비교해 보자. 매년 기관신뢰도를 측정하는 예테보리대학 SOM 연구소의 보고서는 국세청의 높은 신뢰도를 보여준다. 2018년 평가대상으로 포함된 이후 줄곧 1위를 독차지하고 있다. (SOM, Förtroendebarometern 2024). 우리나라 국정원에 해당하는 국가안전경찰국(Säpo)은 국세청과 매년 1위와 2위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국가안전청(MSB)도 4위에 올라 있어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고조되고 있는 안보위협 상황에서 국가의 안전, 생명, 복지를 책임지고 있는 기관에 대한 신뢰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일 수 있다.

또 다른 측정에서도 국세청은 높은 만족도를 확인할 수 있다. 정부기관 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씽크탱크 그룹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2023년 기관서비스 및 응대평가에서 5점 높은 만점 기준 4.0을 받아 기업청(3,9), 통계청(3,4), 경찰(3,4), 교통국(3,4) 보다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다 (Kvalitetsmagasinet.https://kvalitetsmagasinet.se/skatteverket-bast-pa-service-enligt-landets-foretagare/). 그만큼 대내외 위기상황에서 투명한 조세관리, 안전, 생명보호는 국가의 안정을 유지하고 국민을 안심시키며 통합하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가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출처: SOM, Förtroendebarometern 2024. https://medieakademin.se/wp-content/uploads/2024/03/Presentation_fortroendebarometern_2024.pdf Säpo 국가안전경찰국(국가정보원); Skatteverket 국세청; Försvarsmakten 국방부; Naturskyddsföreing 환경보호협회; MSB 국가안전위기관리청; Röda korset 적십자; Trafikverket 교통청; Försäkringskassan 국영보험청; Arbetsförmedlingen 국영직업소개소; Migrationsverket 이민청

한국은 어떨까?

조세연구원의 연구자료를 보도한 한국세정신문을 보면, 국민의 납세에 대한 평가에서 최근 12년 사이 부정적 시각을 들어내고 있다. 납세는 '의무기 때문에' 혹은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등 어쩔 수 없이 납부한다는 비율이 48.7%에 이르고, '가급적 줄이고 싶다'와 '빼앗기는 기분이라 내기 싫다'의 비율이 51.3%를 차지해 세금에 대한 저항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적발될 가능성이 전혀 없을 때 세금납부 회피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인식조사에서는 여전히 세금회피 의향이 없다는 의견이 65.5%(2024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2년 동안의 조사에 보여주듯 30.7%(2023), 34.2%(2024)로 다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림 1. 세금 납부시 드는 생각 출처: 한국세정신문. http://www.taxtimes.co.kr/news/article.html?no=263686.

 

그림 2. 적발될 가능성이 전혀 없을 때 세금납부 회피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인식 출처: 한국세정신문. http://www.taxtimes.co.kr/news/article.html?no=263686.

조세정책은 국민에 대한 약속실천과 미래의 고민을 담아야

세금은 양면성을 갖는다. 너무 과하게 걷으면 국민의 원성을 사고, 너무 적게 걷으면 국가재정이 빈약해져 국민을 보호하고 생명을 지켜주며 외부의 적을 막아내는 국가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 둘 다 국민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세금을 높일지 낮출지는 사실 정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를 통해 국민에게 미리 공약을 통해 추인을 받아 책정하는 것이 민주적 방식이다.

민주적 통치가 힘든 이유는 선거를 통해 국민이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었더라도 공약대로 이행할 수도 없다. 대내외적 재정상황은 천재지변, 국가적 재난, 전쟁, 무역분쟁 등으로 인해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순위를 다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세금을 너무 쉽게 곶감 빼먹듯 쓰는 것은 더 큰 문제다. 국가부채는 미래세대들이 갚아야 할 빚이기 때문이다. 지금 정치인들은 써버리고 나가면 그만이지만, 그 빚은 결국 미래세대들이 낼 세금으로 갚아야 한다. 야당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화합을 이끌어내야 할 책임은 대통령에 귀속된다. 거대야당일 경우에는 더말할 나위가 없다. 세금정책으로 흥하고 망한 국가들의 역사적 교훈을 다시 한 번 꼼꼼히 복기해 보았으면 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연혁 교수. 2024.01.15 mironj19@newspim.com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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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18게임 연속 안타 행진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KBO 출신 타격 천재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를 뒤집어 놓고 있다. 한국인 빅리거 최장 연속 경기 안타 신기록을 하루 만에 새로 썼다. 결정적인 순간에 변함없는 클린 히트로 소속팀의 8점 차 대역전승에 기여했다. 이정후는 11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 우익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전날 17경기 연속 안타로 추신수와 김하성을 넘어섰던 이정후는 이날 안타를 추가하며 기록을 18경기로 늘렸다.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가 가진 연속 안타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샌프란시스코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이정후가 11일(한국시간) MLB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9회 끝내기 만루포를 때린 브라이스 엘드리지와 포옹하고 있다. 2026.6.11 psoq1337@newspim.com 시즌 23번째 멀티히트다. 최근 3경기 연속 2안타 이상을 몰아친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335에서 0.338로 뛰어올랐다. 내셔널리그 타율 선두 오토 로페스(0.342)를 4리 차로 턱밑까지 추격한 메이저리그 전체 2위 기록이다. 이정후는 2회말 첫 타석에서 워싱턴 좌완 선발 포스터 그리핀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2루수 땅볼에 그쳤다. 세 번째 타석부터 진가를 드러났다. 팀이 1-6으로 뒤진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이정후는 그리핀의 초구 낮은 커브를 감각적인 배트 컨트롤로 걷어 올려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유인구였지만 이정후의 방망이를 피해 가지 못했다. 지난달 15일 LA 다저스전부터 시작된 1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 완성됐다. [샌프란시스코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이정후가 11일(한국시간) MLB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 8회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2026.6.11 psoq1337@newspim.com 8회말에는 '발 야구'로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3-9로 뒤진 상황에서 이정후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귀중한 볼넷을 골라냈다. 지난달 4일 탬파베이 레이스전 이후 39일 만에 나온 볼넷이다. 출루한 이정후는 곧바로 2루를 훔쳐 시즌 3호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틀 연속 도루다. 이후 대니얼 수색의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으며 득점까지 올렸다. 자이언츠는 8회에만 맷 채프먼과 라파엘 데버스의 백투백 홈런 등을 묶어 5점을 추격했다. [샌프란시스코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이정후가 11일(한국시간) MLB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 9회 안타를 치고 나가 셀레브레이션을 하고 있다. 2026.6.11 psoq1337@newspim.com 이날의 역전 드라마의 크라이막스는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이었다. 7-10으로 뒤진 무사 1·2루 찬스가 이정후에게 걸렸다. 워싱턴은 빅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인 이정후를 저격하기 위해 좌완 미첼 파커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정후는 불리한 볼카운트(1볼-2스트라이크)에 몰렸으나 파커의 5구째 바깥쪽 직구를 가볍게 밀어 쳐 좌전 안타를 날렸다. [샌프란시스코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이 11일(한국시간) MLB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역전 만루 홈런을 친 브라이스 엘드리지를 축하하며 역전승을 자축하고 있다. 2026.6.11 psoq1337@newspim.com 순식간에 무사 만루 찬스가 만들어졌고 후속타자 브라이스 엘드리지는 파커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역전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1-9로 뒤지던 경기를 11-10으로 뒤집은 오라클 파크 역사에 남을 '극장승'이었다. 이정후의 정교한 타격을 징검다리로 대역전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psoq1337@newspim.com 2026-06-1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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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월드컵 76조원 베팅 전쟁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사상 최대 규모의 스포츠 베팅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미국 스포츠 베팅 시장이 사실상 처음으로 월드컵 특수를 온전히 누리게 되면서 온라인 스포츠북과 예측시장, 스포츠 데이터 업체들 간 고객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CNBC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이번 월드컵 기간 전 세계 베팅 규모가 500억달러(약 76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350억달러를 웃돌았던 수준보다 크게 늘어난 규모다. [프라하 로이터=뉴스핌] 월드컵에서 홍명보호와 함께 A조에 속한 체코 대표팀의 주장인 소우체크. 2026.06.09 wcn05002@newspim.com 이번 대회는 48개국 체제로 확대되면서 경기 수가 기존보다 40경기 늘어난 104경기로 치러진다. 개최지도 미국·캐나다·멕시코로 확대됐고, 미국 내 스포츠 베팅 합법화 지역도 크게 늘어나면서 관련 산업 전반의 수혜가 예상된다. 맥쿼리는 이번 월드컵이 스포츠 베팅 업체들의 2027년 EBITDA(상각전영업이익)를 2~5%가량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 팬듀얼·드래프트킹스 수혜 기대…스포츠 데이터 기업도 주목 가장 큰 수혜 기업으로는 팬듀얼 모회사인 플러터 엔터테인먼트(Flutter Entertainment)가 꼽힌다. 플러터의 피터 잭슨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슈퍼볼 시청자가 약 2억명이라면 2022년 월드컵 결승전은 15억명이 시청했고 전체 대회는 50억명이 지켜봤다"며 "월드컵은 완전히 다른 규모의 이벤트"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는 미국 내 월드컵 베팅 규모만 약 3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업체별로는 팬듀얼이 약 13억달러, 드래프트킹스(DKNG)가 11억달러 수준의 베팅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트MGM, 시저스 엔터테인먼트(CZR), 펜 엔터테인먼트(PENN)도 수혜 기업으로 거론된다. 스포츠 데이터 업체들도 주목받고 있다. 지니어스 스포츠(GENI)와 스포트레이더(SRAD)는 최근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에 축구·야구·하키·UFC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시장에서는 베팅 산업 성장에 따라 경기 데이터와 실시간 통계의 가치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칼시·폴리마켓 급성장…예측시장도 월드컵 특수 이번 월드컵은 예측시장 플랫폼의 성장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파이퍼 샌들러에 따르면 칼시와 폴리마켓의 합산 거래량은 최근 70억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칼시는 이번 월드컵과 관련해 약 500개의 예측 시장을 개설했다. 현재 가장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은 결승전 우승팀 예측으로, 스페인과 프랑스가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최근 팬애틱스, 팬듀얼, 드래프트킹스도 예측시장 사업에 뛰어들며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월드컵이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스포츠 베팅, 예측시장, 스포츠 데이터 산업 전반의 판도를 바꾸는 초대형 비즈니스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스포츠 베팅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월드컵이 관련 기업들의 성장성을 시험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oinwon@newspim.com 2026-06-1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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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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