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EX, 올해 위험조정 수익률 개도국 중 최고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저유가와 서방 제재로 몸살을 앓던 러시아 증시가 신흥시장 내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며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6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 증시의 위험조정 수익률이 올 들어 MSCI 신흥시장 증시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총투자수익 기준으로 보면 모스크바 증시에서 루블화로 표시되는 MICEX 지수는 올해 6.6%가 올라 브라질 13%나 터키의 7.6%보다 뒤쳐지는 수준이다.
하지만 위험조정 수익률을 기준으로 보면 MICEX지수 상승률은 0.2%로 투자비중 상위 10개 MSCI 이머징 증시 중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0.1%가 오른 멕시코 증시였고, 대만 가권지수의 경우 위험조정 수익률이 0.1%에 못 미쳤다. 브라질과 인도, 중국 증시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MICEX지수 1년 추이 <출처=블룸버그> |
MICEX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2배로 신흥국 중 최저치를 기록해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러시아 증시는 새해 첫 개장 당시만 하더라도 유가와 함께 동반 급락세를 보였지만 유가가 2003년 이후 최저치에서 반등하면서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다. 유가 반등세 덕분에 개도국 증시 전반은 올해 저점 대비 15% 정도 오른 상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소속 애널리스트 데이빗 호너는 "신흥국 증시 반등 흐름을 타기에는 러시아가 가장 적절하다"며 "투기적 측면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 중 하나가 러시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 증시에서 극도의 베어마켓(약세장)을 예상하는 투자 패턴이 나타났지만, 이제는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내에서의 한시적 주가 상승)'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신흥국 증시 투자 분위기가 반전된 데는 국제유가 안정세와 중국의 경기부양 확대 기대감이 작용했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BofA는 지난달 말 신흥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주의(cautious)'에서 '건설적(constructive)'로 상향 조정했다.
웰스파고의 브라이언 제이콥슨 수석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러시아 증시는 변동성이 높지만 장기적 방향이 옳다면 변동성은 크게 상관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서방국과도 좀 더 우호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서방제재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