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모두 내륙노선서 적자
[뉴스핌=이성웅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가 포항공항 신규 취항을 사실상 포기했다. KTX노선이 확대되면서 내륙노선 수익 감소로 인해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대한항공은 김포-광주 노선 폐쇄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재개장을 앞둔 포항공항은 아직까지 취항항공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4일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김포-광주 노선 운영으로 얻는 적자는 연간 40억원에 달한다. 탑승률도 미미하다. 김포-제주노선의 절반도 안 되는 30~40%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내륙노선 탑승률은 50%에 못 미친다. 그 외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제주노선을 제외한 국내노선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내륙 항공노선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육로수단의 경쟁력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용산-광주 간 KTX운임은 현재 4만6800원이다. 그러나 항공기 운임은 40% 이상 비싼 6만6000원이다. 소요시간은 KTX가 40분 정도 오래 걸리지만 일 운행편수가 24편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반면 항공기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쳐 7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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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측은 포항공항 재개장이 1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취항항공사를 유치하기 위해 10만명 서명운동까지 펼치고 있다. 포항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총선 예비후보들도 포항공항 재취항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느 국적항공사도 선뜻 포항공항에 취항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기존 내륙 노선도 폐쇄할 지경인데 신규 내륙 노선 취항은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항공업계는 포항의 시장적인 가치를 더 지켜봐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로선 기업 경영에 직결되는 수익성이 약한 만큼, 포기한 모습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수요가 많은 편인 김포-부산 노선을 운영해도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내륙노선 운행은 말 그대로 공중에 돈을 뿌리는 격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의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토교통부가 강제력을 발휘하지 않는 이상, 포항공항은 취항항공사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포항시에 따르면 적어도 다음달 12일까지는 취항항공사가 결정돼야 한다.
다만, 포항시 측은 수익성에 대해 항공업계와 다른 입장이다. 포항은 광주와 육로교통 사정이 달라 충분히 수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KTX 운행 편수가 많은 호남선과 달리 포항을 향하는 KTX는 시간은 2배가 걸리지만, 운행편수는 하루 10편 정도로 적다. 이 수요를 항공사가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공항 재단장에 들어가기 전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재취항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놨었다"며 "수요도 충분하다는 연구용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