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쌍용건설·동양건설 등 실적 전망치 밑돌아..적자구조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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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건설사들이 인수합병(M&A)으로 사업 다각화와 외형 성장을 추진했지만 업황불황에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처럼 합병 시너지가 크지 않아 향후 매물로 나온 건설사의 인수합병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과 쌍용건설 등 건설사들의 합병 시너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합병 3년차에 접어든 현대엔지니어링은 당초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시공능력순위는 10위권으로 뛰어올랐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3월 현대엠코를 흡수 합병했다. 합병 첫 해 내부적으로 매출 6조1020억원, 영업이익 4158억원을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매출은 5조6891억원으로 6.7% 밑돌았다. 영업이익은 전망치(4158억원)보다 소폭 낮은 4083억원에 그쳤다.
2년차인 작년 실적은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 전망이다. 합병 2년차 매출과 영업이익의 목표는 6조6136억원, 4910억원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이보다 낮은 약 45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최고 수준의 미청구 공사금액도 문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의 미청구 공사금액은 1조7508억원이다. 이는 2014년 매출액 대비 30.7%를 차지한다. 작년 삼성엔지니어링이 미청구 공사금액을 대거 손실로 반영하자 건설업계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작년 실적이 목표치 대비 소폭 밑돌 전망이지만 해외 건설시장의 발주가 줄어든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선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올해는 중앙아시아 수주 강화와 국내 주택분양 확대로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라곤’ 아파트 브랜드로 유명한 동양건설산업은 작년 3월 EG건설에 인수됐다. 작년 들어 3분기까지 영업손실이 122억원이다. 합병전 200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1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자산 매각 등으로 148억원으로 늘었던 회사 내 현금성자산은 작년 3분기 기준 32억원으로 감소했다.
중동자본에 인수된 쌍용건설도 작년 들어 3분기까지 영업손실이 491억원으로 전년 영업손실(38억원)을 크게 웃돌고 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향후 건설사의 M&A 시장이 냉각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사업 영역이 상당부분 겹치고 업황불황에 신사업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인수 주체들의 투자여력도 대부분 부족해 경쟁력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실정이다.
대형 건설사의 인수합병은 기업 시너지 효과보단 지배구조 개선 및 후계구도를 고려한 움직임이 강하다. 때문에 외형은 커졌지만 실속을 기대만큼 챙기지 못했다는 진단을 받는다.
현재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주요 건설사로는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27위 동부건설을 비롯해 STX건설(53위), 울트라건설(57위), 우림건설 등이 있다. 또 올 상반기 중 동아건설산업(65위), 범양건업, 성원건설 등이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건설사 M&A가 5~6건 성사됐지만 재무구조가 눈에 띄게 회복된 회사는 드문 게 현실”이라며 “사업영역이 비슷하고 건설업황 부진에 투자여력도 떨어져 합병 시너지가 크게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가 올해 예정된 건설사 M&A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