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영결식·상도동 거쳐 안장식 거행…전국 18만명 조문
[뉴스핌=정탁윤 기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거산(巨山)'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26일 국립현충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국회 영결식을 마친 김 전 대통령의 영구(靈柩)는 국회를 떠나 사저인 상도동을 거쳐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상도동 사저 앞에는 눈발이 날리며 추운 날씨에도 상도동 주민들이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거물 정치인이라기보다 인심 좋은 이웃 할아버지로 고인을 기억하는 주민들은 운구행렬이 도착하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현충원에서는 의장대 조총을 끝으로 김 전 대통령은 영면에 들어갔다.
김 전 대통령의 묘소는 현충원 내 장군 제3묘역 우측 능선에 자리잡게 된다.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에서 300m 정도 떨어진 위치다.
이날 눈발이 휘날리는 가운데 국회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1만명 가까운 조문객들과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김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은 이날 오후 1시 50분경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에 도착해 3시 반쯤 국회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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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故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 0시 22분경 폐혈증과 급성심부전으로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향년 88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영결식에서 김수한 전 국회의장(사단법인 김영삼 민주센터 이사장)은 이같이 추모했다. 김 전 의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추도사를 읽어 내려가다 말미에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를 비롯한 참석자들도 오열했다.
김 전 의장은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어 있던 겨울공화국 치하에서 조국 땅, 역사의 현장을 지키며 생명을 던져 처절하게 저항하는 대통령님의 모습은 모든 민주세력들에게 무한한 감동과 용기의 원천이 됐다"고 회고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조사를 통해 "고인의 염원인 '평화롭고 자유롭고 번영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오늘의 우리들이 해야 할 몫"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의 국가장을 주관하는 장례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황 총리는 "더욱 자랑스럽고 부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온 국민의 힘과 지혜를 모아 가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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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유가족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발인식에 참석해 운구차량으로 향하는 김 전 대통령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박근혜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로 영결식장에 불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도 차가운 날씨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대신 차남 김홍업 전 의원이 참석했다.
고인의 생전 영상이 상영되면서 추모 분위기는 정점으로 치달았다. 특히 "아무리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고인의 육성이 들리자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모습이 보였다.
부인인 손명순 여사의 헌화와 분향을 시작으로 장남 은철씨, 차남 현철 씨 등 가족들과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주요 참석자들이 헌화와 분향을 했다. 바리톤 최현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고인이 평소 좋아하던 '청산에 살리라'를 부르며 영결식은 마무리됐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애도하기 위해 전국에 마련된 분향소에서는 18만명이 넘는 조문객들이 조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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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영삼 전 대통령 영결식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국가장으로 엄수된 가운데 조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