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 2% 확보, 나머지 13% 인수 주체로 中 자본·기관투자자 등 거론
[뉴스핌=이수호 기자]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전량을 블록딜로 매각하면서 김택진 대표의 경영권은 더욱 공고해지게 됐다.
현재까지 매수자와 지분 매입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자사주 교환을 통해 확보한 넷마블게임즈의 지분 8.9%를 우호지분으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김 대표의 경영 행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김 대표가 기존 넥슨 보유 지분 15% 가운데 2%를 확보하면서 이전보다 경영권 수성이 더욱 확실해진 상황이다.
16일 넥슨 일본 법인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엔씨소프트의 지분 330만6897주(15.08%)를 전량 매각했다고 일본 거래소를 통해 공시했다. 매각 가격은 주당 18만3000원으로 총액은 6051억원에 달한다.
동시에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가 블록딜에 참여해 넥슨 판매 지분의 13.31%, 엔씨소프트 전체 지분 2% 수준에 달하는 44만주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매입 금액은 805억원 수준으로 이로써 김 대표의 지분은 11.98%로 소폭 상승했다.
특히 경영권 참여를 선언했던 최대주주 넥슨이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향후 김 대표 주도의 경영권은 더욱 힘이 붙을 전망이다.
이날 오전까지 엔씨소프트의 최대 주주는 국민연금으로 12.22%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며 김 대표가 11.98%, 넷마블게임즈가 8.93%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블록딜 경쟁률이 3대1에 육박한데다 여러 기관이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서 넥슨이 보유했던 13%의 주식이 한 곳에 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제공 = 엔씨소프트> |
일각에선 텐센트, 알리바바, 넷이즈 등의 중국 IT자본이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통해 우회적으로 지분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실제 텐센트는 카카오와 넷마블, 4:33 등 국내 주요 IT 업체들의 지분을 꾸준히 확보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또 텐센트는 엔씨소프트-넷마블 지분 제휴 당시, 엔씨소프트의 향후 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는 점에서 김 대표의 방향성에는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기관 투자자들 역시 리니지이터널, MXM 출시 등 대형 호재를 앞둔 상황이라는 점에서 김 대표의 경영권을 위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싱가포르 등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분산해서 매입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해외 투자사의 경우 단기 시세차익 보다는 중장기적 투자일 공산이 커, 당분간 김 대표의 경영권에는 크게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김 대표는 보다 굳건해진 경영권을 바탕으로 지금처럼 늦은 모바일 사업에 대한 속도전을 지양하고 기존 엔씨소프트의 DNA인 개발력 강화에 중점을 둔 행보를 지속할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 스스로가 블록딜 지분을 일부 매수했기 때문에 책임경영이라는 명분과 함께 향후 경영권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뒤 늦은 모바일 신사업에 속도를 내기 보단, 기존 사업을 탄탄하게 가져가면서 넷마블과의 IP 협업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