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루자주이(陸家嘴) <사진=바이두(百度)> |
[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이 외국계 공모펀드 독자 설립을 허용하는 등 금융시장 개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영국 최대 공모펀드 애버딘 자산운용(Aberdeen Asset Management ,이하 애버딘)의 상하이 자유무역지구 내 독자(獨資, 단독투자) 펀드 회사 설립을 허용했다고 중국매체들이 29일 전했다.
이는 중국 본토내에 처음으로 외국 자본이 단독 투자하는 공모 펀드회사가 출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당시부터 중국 내 펀드사의 외자 비중을 33%로 제한해 왔다.
이 회사는 상하이 자유무역지구 내 상업금융 중심지인 루자주이(陸家嘴)구에 자리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애버딘의 중국 내 펀드 모집과 운용, 자산관리 관련 업무를 담당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쉬밍치 상하이자유무역지구연구중심 사무총장은 "애버딘의 루자주이 진출은 외국자본이 지분참여 방식이나 합작이 아닌 독자적으로 펀드를 설립할 수 있는 길이 열렸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애버딘 측은 앞서 지난 22일 공식사이트를 통해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의 중국 방문 당시 상하이시 공상국 자유무역지구 본부가 발급한 외국자본 독자 기업 허가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영국 당국도 현지 매체를 통해 "지난 제 7차 중국·영국 전략경제대화의 성과로 중국이 기준에 부합한 외국자본에 한해 독자적인 펀드 설립을 허용했다"며 "동시에 이 펀드들의 중국 내 자본시장에서의 정상적인 증권 거래 업무도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월스트리트견문은 애버딘 측 관계자를 인용, "회사가 획득한 것은 중국 공상국의 독자 기업 운영 허가권일 뿐, 펀드 영업 허가권은 나오지 않았다”며 “정상적인 펀드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펀드 협회의 비준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상하이 자유무역지구 개발의 일환으로 지구 내 금융 시장 개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유무역지구 내 금융업 진출 문턱을 낮춰 민간 자본 유입을 촉진하는 동시에, 외국자본 비중을 늘리는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양 상하이시 금융과 주임은 "양자간 투자협정(BIT)와 자유무역지구 관련 사항 등 복잡한 문제들이 있지만, 상하이시 측은 외국 금융기구의 중국 내 지분비중을 높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