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래미안 복귀전” vs GS “우성3차 패배 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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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서울 삼성그룹 서초사옥 앞 무지개아파트의 재건축 시공권 선정이 임박했다. 이 단지의 시공권을 놓고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자존심을 건 맞대결을 예고해 결과가 주목된다.
올해 말 시공사를 선정하는 무지개아파트는 1500가구 규모의 평범한 아파트단지다. 하지만 삼성물산과 GS건설엔 의미가 남다르다. 삼성물산은 본사 사옥 앞에서 진행되는 재건축을 경쟁사에 뺏길 수 없다는 각오다. 통합 삼성물산 출범 이후 첫 ′수주전′이라는 상징성도 적지 않다.
GS건설도 신흥 부촌으로 떠오른 서초동에 첫 ‘자이’ 브랜드를 꽂아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강자로 자리매김 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초동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1, 2위인 삼성물산과 GS건설이 다툴 전망이다.
이들 건설사가 서울 강남지역에서 재건축사업 시공권을 놓고 1대 1로 격돌하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지난 2012년 옆 단지인 우성3차 시공권을 놓고 맞대결을 벌였다. GS건설이 특화설계를 앞세워 선전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3표 차로 삼성물산에 석패했다.
무지개 재건축 조합은 이번 주 시공사 입찰공고를 위한 이사회를 연다. 10월 입찰 공고를 내고 현장설명회, 조합원 총회 등을 거쳐 12월 말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게 조합측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 7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이번주 이사회를 열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라며 “시공사 입찰공고 및 선정 총회 등을 고려할 때 12월 중 시공사 선정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찰공고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삼성물산과 GS건설은 무지개아파트 시공사 입찰에 참여할 방침이다. 두 회사는 영업 인력 40~50명을 일찍이 꾸려 조합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사전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장 홍보 뿐 아니라 각 가정을 방문해 자사 아파트의 강점을 홍보하고 있다.
양측의 경쟁은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가 발표되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시기에 건축설계와 공사비, 특화설계, 마감재 등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앞서 주변 단지인 우성 1,2,3차를 차례로 수주했다. 이번 무지개아파트와 향후 시공사 선정을 앞둔 신동아아파트까지 차지해 5000여 가구의 서초동 ‘래미안 타운’을 형성한다는 전략이다. 사실상 이 계획은 무지개아파트가 마지막 관문이다. 삼성물산이 5개 단지 중 4개 단지의 시공권을 따내면 신동아의 재건축 공사도 손쉽게 손에 쥘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삼성물산에는 이번 사업이 이달 출범한 통합 삼성물산의 첫 대형 주택사업이라는 의미도 있다. 지난 2013년 하반기 이후 삼성물산은 신규 주택사업에 대한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주택사업 부문을 매각할 것이란 소문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통합 삼성물산은 오는 2020년까지 연간 매출 60조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건설부문에서는 지난해 매출(16조2000억원)보다 약 7조원이 늘어난 23조6000억원의 연 매출을 일궈야한다. 이를 달성을 위해선 주택사업에서 매출 ′드라이브′가 필요한 셈이다. 이번 서초 무지개 재건축 수주는 사실상 삼성의 ′주택사업 복귀전′이라는 게 건설 업계의 시각이다.
반면 GS건설도 배수의 진을 쳤다. 올 초부터 재건축 영업담당 직원들은 현장에 파견에 조합원 설득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말 우성3차 시공사 선정에서 패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것. 무지개는 강남역 주변 5개 단지 중 규모가 가장 커 수익성이 양호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신동아와 엮어 수주할 경우 ‘자이 브랜드타운’을 조성할 수 있다는 계산도 이번 수주전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이유다.
현장에 투입된 직원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삼성물산 김정훈 남부사업소장은 “최근 신반포 통합 재건축을 수주했지만 오랜만에 제대로 진행하는 수주전으로 회사 차원에서 많은 공을 들이는 단지”라며 “사옥 앞에 위치하고 래미안 타운을 조성하는 중요한 길목인 만큼 모든 역량을 발휘해 조합원들의 마음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 정태인 영업팀 부장은 “이 지역 재건축 단지 5개 중 3개 단지를 삼성물산이 차지해 결과가 기울었다는 시각이 있는데 수주 가능성이 없다면 처음부터 관심을 갖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자이 브랜드만의 특화설계와 프리미엄을 제공해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기필코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