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안 먹는 1인가구 증가…고추장·된장 수요 줄어
[뉴스핌=한태희 기자] # 세종시에서 혼자 사는 공무원 정 모씨(31세)는 끼니를 대부분 밖에서 때운다. 출근하는 날 아침은 거르고 점심은 구내 식당, 저녁은 약속을 잡아 밖에서 먹는다. 주말엔 편의점 도시락을 사먹거나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식당에서 해결한다. 대형마트에서 장을 봐도 라면, 햇반, 통조림 참치, 3분 카레 등 즉석식품 위주로 산다. 고추장이나 된장 등 요리에 필요한 식자재 코너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30일 식자재업계에 따르면 정 씨와 같이 집에서 밥을 안해 먹는 1인가구를 잡기 위해 기업들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고추장을 포함한 장류 수요가 갈수록 주는 것을 만회하기 위해 제품 고급화를 이루고 있는 것.
대상 청정원은 '순창고추장'의 원료를 현미로 바꿨다. 또 '그대로 끓여도 깊은맛 우렁된장찌개'와 '그대로 끓여도 시골맛 청국장찌개' 제품을 내놨다. 제품 고급화로 수요자 입맛을 잡겠다는 계산이다.
![]() |
1인가 가구 증가로 고추장 등을 찾는 사람이 줄면서 장류 시장 규모도 작아지고 있다. 이에 장류 식자재기업은 제품 고급화와 즉석식품으로 이를 만회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상, CJ제일제당> |
이용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은 제품 고급화나 프리미엄화로 제품 단가를 높여 수익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식자재기업은 즉석가공식품을 강화하고 있다. 3분류 햇반 등 고수익 가정식사대체식품(HMR) 소비가 갈수록 늘고 있어서다.
대상은 한우사골진국 등을 내놨고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 '햇반 컵밥' 선보였다. 대상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가 업계 화두라며 1인가구를 잡기위해 제품 차별화, 신제품 출시 등의 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식자재 기업들이 제품 고급화로 방향을 잡은 것은 고추장 등 장류 소비량이 갈수록 줄고 있어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소매 기준으로 국내 장류 시장 규모는 3255억원이다. 2년 전(4480억원)보다 약 1225억원 줄었다.
장류 시장의 전망도 밝지 않다. 집에서 밥을 안해 먹는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전국 4가구 중 1가구는 1인가구다. 앞으로 10년 후엔 1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33%에 달할 전망이다. 고추장 등의 수요가 갈수록 줄어든다는 얘기다.
이용선 연구위원은 "장류의 내수기반은 지난 2008년 이후 점차 감소 추세"라며 "저염식 선호와 1인가구 증가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