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량 증가 기대…실적 반영되기까진 시간 걸릴 듯
[뉴스핌=한태희 기자] 시멘트업계가 아파트 분양시장 호황에 따라 시멘트 출하량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아파트를 짓기도 전에 분양하는 '선분양제도'에선 아파트 분양 물량 증가가 곧 시멘트 수요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누적된 손실이 커서 이를 흑자로 돌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8일 건설·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시멘트 제조사는 최근 아파트 분양 물량 증가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건설경기 회복은 시멘트업계에 도움이 된다"며 "아파트 분양시장 호황으로 시멘트 출하량도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한 시멘트 업체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 시기와 시멘트 출하량 간 시차가 있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 출하량도 함께 늘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파트 분양시장에선 연일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분양시장 호황에 건설사들이 분양 물량을 밀어내고 있어서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전국의 분양 물량은 5만6582가구로 올 들어 최고치다. 지난해 6월(1만7209가구)과 비교하면 3배나 많다.
아파트 분양에 맞춰 착공에 들어가기 때문에 앞으로 시멘트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시멘트 업체 관련 주가도 상승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5개월 동안 동양시멘트 주가는 89% 올랐다. 같은 기간 성신양회와 현대시멘트 주가는 각각 17%, 37% 상승했다.
다만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여 동안 이어진 건설경기 침체로 누적된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주요 시멘트업체의 누적 적자가 1조원에 달한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몇 년 이어져야 흑자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3년 동안 시멘트 출하량은 정체 상태다. 지난 2013년 소폭 늘었으나 지난해엔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출하량은 4370만톤으로 2년 전보다 23만2000톤 줄었다.
시멘트업계 불황에 시멘트 및 레미콘업체 성장세는 제자리 걸음이다. 최근 3년 동안 매출액은 크게 늘었는데 영업이익 성장률은 그만 못하다. 지난 2012년 이후 3년 동안 성신양회와 삼표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을 뿐이다. 이 기간 성신양회의 매출액은 167%늘었고 영업이익은 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표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8%, 38% 늘었다.
반면 쌍용양회나 현대시멘트 등은 영업이익 성장률이 한자리수에 머물렀다.
더욱이 정부가 사회기반시설(SOC) 투자 규모를 줄이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정부가 내놓은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오는 2018년까지 SOC 예산이 23% 가량 줄어든다.
시멘트업체 관계자는 "아파트에 들어가는 시멘트도 많지만 공공발주 SOC 사업도 무시할 수 없다"며 "정부가 SOC 사업을 계속 줄이면 아파트 분양 시장이 호황이어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지속되고 건설경기 활황이 이어져여 한다"고 말했다.
충북 단양에 있는 성신양회 단양공장 모습 / <사진제공=성신양회 제공> |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