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에 반영되려면 상당한 시간 걸릴 것"
[뉴스핌=이영기 기자] 대표적인 가치주로 꼽히는 풍산홀딩스에 대해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회사 풍산의 자산가치 상승에 따라 회사 가치가 두 배로 뛰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기대감은 낡은 재료에서 시작된 것이며, 풍산의 자산가치가 풍산홀딩스에 반영되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표적 가치주로 꼽히는 풍산홀딩스의 기업 가치 분석 자료들을 보면 주력자회사 풍산의 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풍산홀딩스의 기업가치를 5274억원으로 산정하면서 자회사 풍산의 가치를 2648억원 반영했다. 풍산의 비중이 50%수준이다. 이후 풍산의 주가가 올라 시가총액이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비중은 더 높아진다.
윤관철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풍산홀딩스의 적정 시가총액을 4534억원으로 산정하면서 풍산의 가치를 20% 할인한 2168억원을 반영했다. 그 결과 비중은 48% 정도였다.
이같이 풍산홀딩스 기업가치의 절반수준인 풍산은 최근 자산가치의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풍산이 보유한 부산 반여동 소재 사업장의 개발이슈가 다시 불거지면서 부지에 대한 예상 처분이익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장부가 1811억원인 부산사업장은 공시지가로 계산하면 2486억원으로 처분이익 규모가 675억원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으로 봐서 공시지가 기준 675억원의 처분이익이 예상되지만 인근 시세를 반영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BNK의 윤관철 연구원과 삼성증권 백재승 연구원은 인근 시세를 반영해 매각시 차익을 각각 3841억원과 4043억원으로 추산했다. 각각 다른 추정을 감안하며, 부산사업장 부지 예상 처분 이익이 최소 675억원에서 최대 4043억원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자회사 풍산이 전기동 가격 반등 양상과 성수기 판매 회복 등에 힘입어 1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는 점이 호재다. 이에 따라 풍산과 함께 풍산홀딩스의 주가도 최근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아직도 상승 여력은 많이 남은 것으로 평가된다.
윤관철 연구원은 "자체 영업가치와 지주회사로서의 자회사 가치 등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7만원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윤 연구원은 부산사업장 개발이 구체화될 경우 추가 상승 모멘텀도 기대했다.
앞서 이상헌 연구원도 "부분합 밸류에이션에서 풍산홀딩스이 주당순자산가치는 8만1000원 수준으로 현재 주가(22일 종가 4만7300원)에서 상당한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들 목표가에 따르면 풍산홀딩스의 주가는 22일 종가 기준으로 48%에서 70%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문제는 향후 주가 상승 '속도'다.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최근 주가 수준이 높아지면서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관심이 이동하는 듯하다"면서 "이런 맥락과 함께 최근 부산사업장 개발이슈와 함께 풍산홀딩스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부산사업장 개발 이슈는 이미 오래된 것으로, 관련회사인 풍산에서 별도의 언급이 없어 이 재료가 주가에 얼마나 빨리 반영될지는 물음표"라고 덧붙였다.
주력 자회사 풍산의 실적이 전기동 가격 상승 등으로 개선될 전망이어서 관련된 풍산홀딩스의 주가도 동반 상승할 수 있지만, 부지 매각 차익 등이 일차적으로 풍산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또 이를 통해 이차적으로 풍산홀딩스 주가에까지 반영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산사업장 개발과 관련해 풍산 관계자는 "이미 오래된 이슈이고 이것과 관련해 회사의 계획이나 입장에 구체적인 변화는 아직 없다"라는 보수적인 입장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기업설명회 등에서 이 이슈에 대해 어떤 설명도 하지않고 있는데,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가 부산시에서 제시하는 자료를 근거로 기대감을 키우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풍산홀딩스의 목표가 대비 내재 가치 50%나 되는 풍산의 부산사업장 개발 호재가 주가에 반영되는 것은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