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화 매니지먼트 방법" vs "탈퇴막기 위한 고육지책"
[뉴스핌=이보람 기자] 얼마 전 유명 아이돌그룹 엑소(EXO) 팬들간에는 멤버 레이의 탈퇴설이 불거졌다. 레이가 중국 현지에서 사업자등록을 낸 것을 두고 중국팬이 현지 언론에 제보하면서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멤버 리스크' 해소를 위해 현지에서의 개인활동을 어느정도 보장해주는 계약을 맺은 것일 뿐 탈퇴와는 무관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증권가 반응은 '반신반의'다. 전례가 없었던 사례인만큼 후폭풍을 가늠하기 힘들다는 점 때문이다. 성공할 경우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적됐던 '멤버 리스크'에 대한 좋은 선례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다른 아티스트 관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SM은 아티스트들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며 다국적 아이돌을 내놨다. 하지만 거듭되는 이들의 탈퇴 소식에 팬들은 물론이고 투자자도 실망을 금치 못했다. 반복되는 멤버 탈퇴에 에스엠 주가도 흔들렸다.
<자료=대신증권 HTS 차트조회화면 캡쳐> |
실제로 엑소의 크리스와 루한이 SM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 계약 무효 소송을 제기한 지난해 5월과 10월, 에스엠 주가는 타격을 받았다. 9월 들어 제시카가 소녀시대를 탈퇴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더 아래로 곤두박질 쳤다. 지난 11월 초에는 최근 3년 사이 최저가인 2만38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SM은 최근 이같은 멤버리스크를 해소하겠다며 아이돌그룹 엑소(EXO)의 중국인 멤버 레이와 '워크숍' 계약을 맺었다.
레이는 중국 현지에서 일종의 1인 기획사 형태의 회사를 설립한 뒤 사업자등록을 거쳐 중국에서의 개인 활동을 보장받게 된다. SM과의 전속 계약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다. 회사 측은 레이 외에 또다른 중국인 멤버 타오와도 이같은 계약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에스엠 측은 "이번 워크숍 계약은 중국에서의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멤버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는 현지식 매니지먼트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판단했다"며 "워크숍 계약으로 디스카운트 요인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증권가 반응은 '반신반의'다. 우리나라에서 전례가 없었던 만큼 당장 이같은 결정에 대한 결과를 가늠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잘 되면 해외 멤버들이 탈퇴를 안하고 회사와 아티스트가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든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단순히 아티스트 유출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레이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인지 아닌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계약서에 명시가 돼 있겠지만, 향후 활동 수익이나 스케줄 관리에서도 일부 잡음이 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조심스레 제기했다.
레이의 중국 개인 활동에 대한 수익은 에스엠이 일정부분 로열티(loyalty)를 받는 형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에서는 워크숍 계약을 맺은 대형 스타 몇몇이 기존 계약에 대한 기본적 권리는 소속사에게 둔 채, 개별 활동에 대한 수익을 어느 정도 내어 주고 있는 계약 형태가 존재한다.
중국인 멤버에 대한 '특혜' 시비도 생길 수 있다. 팬들과 아티스트 사이에서 충분히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회사 측에선 이같은 계약 형태는 중국에서만 있을 뿐 해외에서는 전례가 없다며 이같은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