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지역 3년간 수익률 매년 12%…핵심 전략 '롱숏'
[뉴스핌=김성수 기자] 금융위기 후 승승장구하던 아시아태평양지역 헤지펀드가 올 들어 글로벌 헤지펀드 수익률에 역전당했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는 변치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펀드 정보업체 프레킨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태지역 헤지펀드는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연초대비 수익률이 2.17%에 그쳤다. 아태지역을 포함한 전세계에 투자하는 글로벌 헤지펀드는 같은 기간 수익률이 2.18%로 0.01%p(포인트) 웃돌았다.
이러한 현상은 아태지역 헤지펀드가 금융위기 발생 후인 2009년부터 비(非) 아태지역 헤지펀드보다 수익률이 월등히 높았던 상황과 대비된다. 아태지역 헤지펀드는 지난 3년간 매년 수익률이 11.91%에 이르면서 같은 기간 글로벌 헤지펀드 수익률 8.88%를 크게 상회했다.
아태지역 헤지펀드는 지난 2012년과 2013년에 수익률이 각각 15.10%, 14.04%로 집계됐다. 이는 아태 이외 지역 헤지펀드가 같은 기간 동안 냈었던 수익률 7.25%, 5.96%의 두 배가 넘는다. 지난해에는 아태지역 헤지펀드 수익률이 10.17%로 집계되면서 비 아태지역 헤지펀드 수익률 3.70%의 약 세 배에 이르기도 했다.
프레킨은 그동안 아태지역 헤지펀드의 성과가 우수했던 것은 거시경제 여건이 우호적으로 작용해 투자 관련 선택의 폭이 넓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중국·인도가 경기부양을 위해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을 실시하면서 아태지역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 아태지역에 기반한 헤지펀드는 2213개에 이른다. 이 중 수익률 기준 상위 5곳에서 주로 사용한 전략은 '롱숏 전략'이었다. 롱숏 전략은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사고(롱),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미리 빌려서 팔아(숏) 차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아태지역 헤지펀드 중 수익률 기준 상위 5곳에서 주로 사용한 전략 <출처=프레킨>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알케미 인디아 롱텀 펀드는 롱숏 기법을 핵심 전략으로 활용한 결과 지난해 60.60%의 높은 수익률을 창출했다. 레다트 캐피탈이 운용하는 레다트 포커스 펀드도 주식 롱숏 전략을 통해 57.45%의 수익을 냈다.
아태지역에 기반을 둔 헤지펀드 2213개의 총 운용자산 규모는 총 1450억달러(약 160조원)에 이른다. 운용자산 규모가 가장 많은 곳은 홍콩 지역 헤지펀드(610억달러)이고 ▲호주(360억달러) ▲싱가포르(290억달러) ▲일본(100억달러) ▲한국과 기타 아태지역(각각 50억달러)이 뒤를 잇는다.
프레킨이 지난해 말 전세계 기관투자가 150곳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아태지역 헤지펀드 성과에 대한 투자자들의 만족도는 아주 높은 편은 아니었다.
설문조사에서 투자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은 전체의 43%로 집계됐고 '기대에 부응한다'는 의견이 50%로 이보다 소폭 높았으며 '기대를 뛰어넘는다'는 의견은 7% 뿐이었다.
글로벌 헤지펀드의 경우 투자자들의 만족도는 이보다는 조금 높았다. 투자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은 35%로 더 적은 반면 '기대에 부응한다'는 의견은 57%로 더 많았다. 또 '기대를 뛰어넘는다'는 의견도 8%로 아태지역 헤지펀드보다 많았다.
다만 투자자들 대부분은 아태지역 헤지펀드에 대한 신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아태지역 투자자 중 '헤지펀드에 대한 신뢰가 변함이 없다'는 답변은 86%를 차지한 반면 '신뢰가 줄었다'는 답변은 14%에 그쳤다.
아울러 헤지펀드의 투자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의견은 27%인 반면 비중을 '축소하겠다'는 의견은 18%로 조사됐다. '유지하겠다'는 의견은 55%로 절반을 넘어섰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