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세라·캐논 등…보유 현금만 32조원 육박
[뉴스핌=배효진 기자] 일본 기업들이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의 새로운 먹잇감으로 떠올랐다. 일본 정부의 부양책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된 데다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그동안 보유했던 막대한 현금이 주주환원으로 풀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교세라 로고 <출처=교세라> |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홍콩 헤지펀드 오아시스가 일본 전자기기 제조업체 교세라 지분 1%를 획득했으며 추후 교세라 경영진과 만남을 가질 계획이라고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오아시스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일본 카메라 제조업체 캐논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공개했다. 특히 캐논이 상장된 자회사인 캐논 일렉트로닉스와 캐논 마케팅을 모회사로 재흡수시켜 구조를 단순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아시스는 게임 제조업체 닌텐도의 변화를 이끌어 낸 것으로 유명하다. 오아시스는 앞서 지난해부터 닌텐도에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요구해왔다. 오아시스의 압박에 못 이긴 닌텐도는 최근 실적부진의 타개책으로 일본 소셜네트워크게임사인 DeNA와 손잡고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일본 기업 사냥에 나선 것은 정부 지원 아래서 실적이 대폭 개선된 이유가 크다. 게다가 이들 기업이 보유한 막대한 현금을 자사주매입이나 배당 등 주주환원으로 이끌어 내면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점도 배경이다.
일본 주요 대기업 교세라와 캐논, 닌텐도, 화낙이 보유한 현금 자산규모는 290억달러(약 32조972억원)로 추산된다.
이미 파나소닉과 히타치, 미쓰비시 중공업 등이 주주환원 논의를 시작했으며 로봇제조업체 화낙도 이달 초 배당금과 자사주매입 규모를 확대키로 결정했다. FT는 화낙의 결정에는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서드포인트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