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사, 국일제지, 신라섬유, 서산, 금비, 가희, 케이티롤 등등
[뉴스핌=이보람 기자] '품절주 끝판왕', '품절주 대장주', '품절주 투자 꼭 알아야 할 종목'. 여러 인터넷 주식정보사이트에서 '품절주'를 검색하면 볼 수 있는 제목들이다. 발행주식수와 시장유통 물량이 적고 대주주가 많은 지분을 갖고 있어 붙여진 일명 '품절주'가 최근 주식시장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딱히 주가가 오를 이유를 찾을 수 없자, 한 달여 뒤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 수준으로 확대되면 유통물량이 제한된 이들 종목들이 보다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몇몇 종목들이 이유없는 급등세를 이어가기 시작했고 품절주의 요건이 어느정도 갖춰졌다고 판단되면 덩달아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난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격제한폭 확대가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요인은 아닌만큼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특별히 공개된 이슈없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대표적인 종목 중 하나가 양지사다.
양지사는 이달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주가상승률 상위 2위에 랭크됐다. 한때 6거래일 연속 급등세를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양지사는 이달 초 2115원이던 주가가 26일 장중 상한가인 579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1일에 비해 170% 이상 상승했다.
국일제지도 비슷한 상황. 국일제지는 이달 7260원으로 시작해 1만7800원까지 상승 랠리를 보인 뒤 최근 사흘 동안 조정국면을 나타냈다.
이 같은 이상급등종목을 찾기는 그리 어렵지않은데 주로 코스닥시장에서 두드러진다. 신라섬유, 신라에스지, 원일특강, 서산, 대동금속, 대동기어, 가희, 케이티롤, 세기상사 등이 해당된다. 코스피시장에선 남영비비안, 금비, 하이트론, 이화산업 등이 특정한 재료없는 상승 대열에 동참했다.
국일제지는 최대주주 최영철 외 3인이 보유한 지분은 전체의 58.63%를 차지한다. 양지사는 이보다 더 심해 최대주주 이배구외 2인이 75.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품절주로 분류되는 남영비비안(남상수 외 75.87%), 대동금속(70.13%), 서산(염종학 외 3인 67.90%), 케이티롤(64.25), 가희(경세호 외 3인 54.60%) 등도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편에 속했다.
개별 재료를 찾기 힘들자 시장 일각에선 제한폭 확대로 저평가받던 종목들이 재평가의 기회를 얻을 거란 추측이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격제한폭 확대가 직접적인 주가 상승의 원인이 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적 등의 모멘텀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언제든 오른만큼 혹은 그 이상 급락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유통주식 수가 적고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종목이라고 해도 단순히 상한가 폭이 넓어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급등했다는 분석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이는 거꾸로 말하면 작은 문제에도 급락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는 것인데 너무 오르는 쪽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도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으로 인해 어떤 종목이 올랐다면 그 종목은 오히려 불공정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위험종목일 수도 있다"며 "투자자들이 무조건 이를 따라갈 것이 아니라 현명한 판단을 통해 이상종목을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격제한폭 확대는 오는 4월부터 우량주를 시작으로 단계 적용될 예정이다. 상하한 폭은 현재 전일 종가대비 15%에서 30%로 늘어날 예정이다.
▲ 이달 이상상승종목 가운데 대주주지분율 높은 종목 <자료=한국거래소, 에프앤가이드, 뉴스핌> *현재가는 25일 기준, 상승률은 2월1일~25일 기준> |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