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유로존 역외 자금유출 더욱 활발해질 것"
[뉴스핌=배효진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가 국제금융시장에 스위스중앙은행(SNB) 최저환율제 폐지보다 강한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각) 독일 민간경제연구소 IFO 소장 한스 베르너 진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ECB 양적완화 실시가 시장 변동성을 심화시켜 그 수준이 스위스프랑 쇼크(최저환율제 폐지)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화 [출처 : 블룸버그통신] |
스위스 쇼크 이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자본이 대거 스위스에 몰린 상황에서, ECB의 무제한 국채 매입 프로그램이 또 다시 역외 자산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15일 SNB 환율하한제 폐지 결정에 스위스 프랑은 전 세계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특히 달러와 유로 대비로는 각각 25%, 30% 폭등했다. 스위스증시 우량주 지수 SMI도 10% 가까이 추락했다.
진 소장은 "양적완화로 위험요소였던 정부채를 매도할 수 있게 된 금융시장 참가자들만 이익을 볼 것"이라며 "(스위스프랑 쇼크처럼) 이들이 확보한 자금은 불안정한 유럽 역내보다 스위스프랑,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덴마크 중앙은행 금리인하 결정도 양적완화로 인한 변동성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19일 덴마크 중앙은행은 ECB 양적완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차원에서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05%에서 마이너스 0.20%로 내렸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 독일의 반발도 여전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CB 국채매입은 '돈을 헤프게 쓰는 국가'들이 강도 높은 경제 개혁 압박을 회피할 기회를 제공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회의론에도 오는 22일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ECB의 5500억유로 규모 경기부양 대책 발표는 더욱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덴마크 중앙은행 금리인하와 22일 ECB가 국채매입을 결정할 것이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발언에 힘입어 이날 달러 대비 유로 가치는 전날보다 0.6% 오른 1유로당 1.1639달러로 한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FTSE 유로퍼스트 300지수는 0.2% 오른 1409.92로 거래를 마치며 7년래 최고치를 찍었다.
케리 크레이그 JP모건 자산운용 부사장은 "저유가 상황에서 양적완화 정책은 유로존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보다는 덜 하겠지만 유로화 하락은 분명 유럽 경제와 증시 호황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