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벨기에·오스트리아 등 잇따라 금 회수 추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해외에 보관 중인 금을 본국으로 들여오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뉴시스] |
독일의 경우 미국과 프랑스에 맡겨놓은 금을 본국으로 가져와야 한다는 여론이 수 년째 일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뉴욕에 예치해 두었던 금 122.5t(톤)을 수도 암스테르담으로 회수한 네덜란드를 비롯해 벨기에, 오스트리아도 금 회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유럽 주요국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으로, 세계 최대 금 보유국에 속하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도 조만간 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마켓워치는 엄청난 수송비와 도난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금을 본국으로 들여오려는 데는 무엇보다 유로화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유럽 위기는 지난 2년에 걸쳐 조금씩 해결되고 있지만 유로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태다.
최근 유가 급락과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완화 가능성도 고조되고 있어 유로화는 지속적인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로화가 붕괴돼 유럽 각국이 자국 통화를 다시 채택하게 되면 각국의 통화가치는 금 보유량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만일을 대비해 일단 해외에 맡겨 둔 금을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마켓워치는 물론 당장 유로화가 붕괴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유로화 붕괴에 대비하려는 국가들이 늘어날 수록 우려가 현실화 할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유로존이 마주한 가장 큰 중기적 위협은 경제가 아닌 정치적 위협이라며 유럽의 금 회수 움직임은 유로화에 대한 커져가는 불신을 보여주는 한 증거로, 신뢰가 무너지면 유로화도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