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 설문조사…"하룻밤 해결될 문제 아니다"
[뉴스핌=이영태 기자] 미국인 중 절반 이상이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이후 흑백 인종 갈등이 오히려 심화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대통령이 퍼거슨시 소요 사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사진: AP/뉴시스] |
36%는 인종 갈등이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전과 다름없다고 응답했으며, 상황이 나아졌다는 반응은 9%에 그쳤다.
갈등이 악화했다는 응답자는 인종별로 흑인은 45%이지만 백인은 56%에 달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최근 미국 내에서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한 두 사건의 대배심 결정에 대해 상당히 다른 입장을 취했다.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총격 사망하게 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을 불기소 처분한 데는 52%가 찬성 의견을 밝혔지만, 뉴욕 주에서 흑인 에릭 가너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관 대니얼 판탈레오에 대한 불기소 결정은 60%가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백인 응답자들은 미주리주 대배심 결정에 대해 64%가 지지를 표명했으나 뉴욕주 대배심 결정에는 32%만 동의했다.
반면 흑인 응답자들은 두 사건 모두에 대한 대배심 결정에 90% 이상 절대다수가 반대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3∼5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오차범위 한계는 ±3.1%포인트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최근 미국 내에서 흑백 갈등이 심화되고 전국에서 항의 시위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이 문제는 하룻밤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흑인 케이블 채널 '베트 네트워크'(BET Networks)의 인터뷰 발췌록에서 "이것은 우리 사회와 우리 역사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문제"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가 그동안 진전을 이뤘다는 점을 이해하고 이번 사건을 우리 모두의 고통으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 일어난 사건과 50년 전에 일어난 일을 동일시할 수는 없다. 여러분의 부모나 조부모, 삼촌들에게 물어보면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고 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전체 인터뷰는 8일 오후 방영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