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모바일 간편결제시장…국내 토종 기업 독식 전망
[뉴스핌=이수호 기자] 다음카카오의 뱅크월렛카카오가 출시 3주만에 가입자 5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9월 출시된 카카오페이 역시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하면서 국내 모바일 간편결제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10월 합병 이후, 결제시장으로 보폭을 확대하면서 비교적 단기간에 국내 간편결제시장의 주도적인 위치를 점했다. 반면 국내 IT업계의 최강자로 꼽히는 네이버는 좁은 국내를 벗어나 5억명에 이르는 글로벌 라인 유저들을 바탕으로 일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한일 양국 모두 토종 기업들이 시장의 선두주자로 우뚝설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의 IT기업인 다음카카오와 네이버는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모바일 간편결제시장을 독식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놨다.
먼저 국내 메신저 플랫폼 점유율 90%에 이르는 카카오톡은 뱅크월렛카카오와 카카오페이를 통해 국내 간편결제시장의 독식을 노린다.
카카오톡은 지난 10월에 발생했던 '검열 논란'과 '사이버 망명'을 이겨내고 국민 메신저로서 선두의 위치를 되찾았다. 여기에 알리바바와 텐센트,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공룡이 국내 진출을 머뭇거리는 사이에 약 300만명(카카오페이+뱅크월렛카카오)에 이르는 가입자를 끌어 모았다.
더욱이 세계시장에서 비교적 규모가 작은 우리나라의 특성 상, 리스크를 떠안고 국내 시장으로 진입할 만한 업체는 애플페이와 페이팔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도 아직까지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분간 카카오의 독주를 막을 기업이 전무한 셈이다.
국내 IT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북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애플페이 역시, 국내 iOS 기반 아이폰 유저들의 숫자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카카오를 이겨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팔과 애플페이가 국내시장에 진출하더라도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하고 카드사 및 금융 관계사들과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심사 기간이 일정부분 필요한 만큼, 대대적인 마케팅과 이슈화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카카오를 이겨내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설명: 라인페이 출시 계획을 처음 밝힌 10월 라인 컨퍼런스> |
일본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네이버 라인로 압도적인 플랫폼 점유율(70%)을 바탕으로 초기 시장인 일본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일본시장은 지난해 기준 전자상거래 시장규모가 1404억달러(일본 총무성 발표자료)에 이르는 만큼, 라인페이의 성장 가능성은 카카오의 금융 서비스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올 연말 출시를 앞둔 라인페이는 이미 일본 금융 당국으로부터 결제와 관련된 인허가를 취득했고 미즈호 은행, 스미토모은행 등 일본의 주축 은행들과 제휴를 맺은 상황이다. 또한 일본 내 라인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 애플페이와 페이팔 등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5억명에 이르는 글로벌 가입자를 지닌 만큼, 향후 일본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간편결제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카카오의 플랫폼 시장 독점 구조가 깨지지 않은 이상, 라인페이를 국내에서 사용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한 자릿 수에 불과한 라인의 국내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카카오 금융서비스와의 정면 대결이 가능할 전망이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충전을 통해 온라인에서 결제하는 방식이 보편화 됐으나 송금과 입출금은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라인페이가 초기 시장을 장악하며 확고한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