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원·위안 직거래 체제의 리스크 점검' 보고서
[뉴스핌=함지현 기자] 원-위안 직거래 체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홍콩과의 차별화가 최우선 과제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6일 '원·위안 직거래 체제의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향후 홍콩과의 차별화에 성공해야 글로벌 위안화 금융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국내 금융사 간 제로섬 게임에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홍콩은 앞으로 글로벌 위안화 금융수요를 놓고 우리와 경쟁하게 될 경쟁자"라며 "최소한 홍콩과 차별화 해야만 글로벌 위안화 금융수요를 확보해 국내 금융사 간 제로섬 게임에 빠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위안 직거래가 국내 위안화 금융 수요에만 의존한다면 기존의 국내 금융수요 중 일부가 위안화 상품에 대한 수요로 대체되는 데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글로벌 위안화 금융수요 확보를 위한 잠재적 경쟁자인 홍콩과의 차별화에 대해서는 중국과의 협의를 통해 풀어내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 연구위원은 "위안화 역외허브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발전의 결과가 아니라 역외허브와 중국 사이의 정책적 협력의 산물이라는 데 답이 있다"며 "중국과 협의를 통해 홍콩에 없는 금융서비스를 확보하면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중화권도 아니고 기존의 국제금융허브도 아닌 지역 중 사실상 유일한 위안화 역외허브 추진지역"이라며 "한국에서의 성패는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전략 전체의 성패와도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허브의 성공을 위해 중국 금융시장 접근통로를 한 가지 정도 더 제공하라는 제안을 할 경우 중국 입장에서도 이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며 "중국은 실험을 거쳐 신중하게 자본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입장이므로 새로운 개방을 실험하는데 급격한 자본이동의 위험성에 공감하는 한국이야말로 좋은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또한 "RQFII(위안화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 외에 추가로 중국 금융기관의 위안화 해외 차입을 한국에 대해 허용하고 이를 별도 계정으로 관리하자는 제안을 해 볼 수 있다"며 "반대로 위안화를 사용한 중국인의 해외 금융투자를 한국에 대해 우선 허용해보자는 제안을 할 수도 있다"고 제시했다.
이어 "급격한 위안화 유출입이 걱정되면 적정한 한도를 설정하면 된다"며 "이렇게 새로운 통로가 하나 열리면 우리는 이를 활용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새로운 금융상품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하면서 홍콩과 차별화된 위안화 금융허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 연구위원은 이와 함께 국내적으로 필요한 전략으로 ▲다양한 방식의 위안화 유동성 확보 노력 ▲장기적 시각으로 금융기관들의 대응방향 전환 ▲초기부터 해외 마케팅 확대 ▲독자서비스 제공 능력·시스템 구비하고 해외 투자자를 적극공략하는 금융사에 대한 정책당국의 배려 등을 제안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