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오는 17일 상장되는 상장지수증권(ETN)이 중위험-중수익 투자상품으로서 위상을 굳힐지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최근 현대차 등 일부 업종대표주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종목형 원금 비보장형 ELS의 원금손실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금투업계는 ETN이 ELS의 대체상품으로서 자금쏠림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ETN은 주식 뿐 아니라 선물, 원자재, 통화, 금리, 변동성 등 다양한 자산으로 지수를 만들어 이 지수가 얼마나 등락하느냐에 따라 만기(1년~20년)에 수익을 지급키로한 증권사가 발행하는 파생상품으로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 팔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금융,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6개 대형증권사가 총 10개의 ETN을 한국거래소에 상장한다.
10개의 ETN을 보면 우투의 'Octo WISE 배당'이나 삼성증권의 'Perfex유럽고배당주식'처럼 안정적이면서 고배당을 노리는 특성을 가진 것도 있지만 우투의 'Octo Big Vol'이나 한투의 'TRUE 스마트 코스피 콜매도'처럼 특정종목이나 지수와 파생상품을 활용해 높은 수익을 내도록 하는 상품이 더 많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예금 금리로는 원하는 수익을 내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리 부동산 투자와 같이 과거의 고수익 기회도 더 이상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은행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으로 눈을 돌리며 최근 안정성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초과수익 상품이 있으면 이쪽으로 투자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는 근래 ELS로의 자금쏠림으로 이어졌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본부장은 "다양한 펀드와 ELS 등 상품이 있지만 투자의 다양성과 위험관리 측면에서 여러가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이 같은 투자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ETN이 오는 17일 상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ETN이 기초지수의 변동과 수익이 연동되는 면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성질이 같지만 실물자산을 직접편입하지 않고도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지수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종목형 원금비보장형 ELS처럼 기대수익보다 기대손실이 과다하게 높게 발생할 수 있는 경우 투자자들이 상품구조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는 단점도 해결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 본부장은 "ETN은 종목형 ELS와 같이 기대수익보다 기대손실이 과다하게 높게 발생할 수 있는 단점을 해결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TN이 ELS에 대한 자금쏠림을 해소하면서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서 무게중심을 잡을 것이라는 기대의 표현이다.
최근 현대차 등 일부 업종대표주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금 비보장형 ELS의 원금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금융당국도 ELS에 대해 직접 규제보다는 대체상품 ETN등으로 그 쏠림을 방지해 나간다는 입장을 보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7일 ELS의 고위험 추구 등 시장의 우려에 대해 "ELS에 대한 시각은 지난 6월에 발표한 ′파생시장 발전방안′의 연장선상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에도 ELS에 대한 자금쏠림을 ETN등의 대체상품 도입으로 해소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ETN상장 이후 시장상황을 주목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형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시대에 중위험-중수익 상품의 활성화는 매우 중요하다"며 "ETN등의 대체상품 도입으로 ELS로의 자금쏠림이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