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도이체 스캇뱅크 0.25% 마이너스 금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예금자가 은행으로부터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돈을 내야 하는 말 그대로 ‘마이너스 예금 금리’가 독일에 등장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사상 최저 금리와 부양책 움직임에 따른 결과로, EU 은행 가운데 마이너스 예금 금리가 현실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전반에 걸친 초저금리가 마침내 예금자에게 실질적인 타격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에 대해 은행 측은 지난 6월 ECB가 은행권의 예치금에 대해 마이너스 0.1%의 금리를 적용한 데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ECB의 마이너스 금리와 은행간 대출 금리 하락으로 인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ECB의 은행권 금리는 지난 2008년 9월 3%를 웃돌았으나 유로존의 부채위기와 경기 침체로 인해 가파르게 하락,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50만유로 이상의 예금을 맡기는 도이체 스캇뱅크의 고객들은 원금에서 연 0.25%의 손실을 보게 됐다.
현금을 은행에 예치하는 것보다 장롱에 묻어두는 편이 나은 상황이 현실화된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례가 대형 은행과 유로존의 다른 회원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ECB가 부양책에 더욱 무게를 싣고 있고, 가까운 시일 안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여지가 지극히 낮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첫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당시 ECB는 예금자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장담했다. 단순히 은행권의 예치금에 대해서만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한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불과 수개월 사이 시중은행에 마이너스 금리가 등장하는 전례 없는 사례가 발생하자 유럽 은행권 관계자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ECB의 마이너스 금리와 함께 은행간 자금 조달 비용이 가파르게 하락한 데 따라 시중은행이 예금 고객 확보에 매달러야 하는 이유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고 업계 전문가는 전했다.
ECB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마이너스 예금을 시행하는 시중은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