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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태 파리크라상 신임 대표이사. |
하지만 이 성공신화 뒤에는 남 모르는 고민도 적지 않다.
지난 6월 정태수 전 파리크라상 대표가 취임 1년 여만에 물러나고 SPC그룹의 앙숙인 CJ그룹 출신 부사장이 새 대표이사로 발탁된 것도 이런 고민을 반증한다는 평가다.
1일 SPC그룹에 따르면 파리크라상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권인태 파리바게뜨BU(Business Unit)장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동안 파리크라상은 조상호 SPC 총괄사장 단독 체제로 운영 돼 왔다. 이번 인사로 조 대표와 권 대표의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조 대표는 직함을 그대로 유지하되 전반적인 경영 전략을 세우고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영업통'으로 알려진 권 대표는 파리크라상의 영업과 마케팅 부문을 맡게 된다.
일각에선 SPC그룹이 권 대표를 핵심 기업인 파리크라상의 수장으로 발탁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삼성그룹을 거쳐 CJ푸드빌, CJ제일제당, CJ그룹 등 주요 보직을 거친 권 대표는 전통적 CJ맨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이는 SPC그룹 입장에서는 각별한 의미다. SPC그룹은 CJ그룹과 ‘거래도 하지 말라’고 할 정도 감정의 골이 깊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CJ그룹이 SPC그룹 계열사 샤니에 밀가루 결제 대금을 어음 대신 현금으로 받겠다고 통보하면서 SPC그룹에 사상 최악의 위기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SPC그룹의 이같은 인사를 두고 성장성이 정체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고민이 적잖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출점 규제와 각종 논란으로 외형 확대에 발목이 잡히면서 성장률이 급락한 것이다.
파리크라상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9% 신장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1조65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성장에 그쳤다. 이는 파리크라상 사상 최저의 성장률이었다.
2011년 이전까지 매년 두자리 수 매출 성장을 보여왔던 파리크라상은 지난 2012년 1조6214억을 기록해 전년 대비 3.2% 증가한 바 있다.
실제 파리크라상의 점포수는 2011년 말 기준 3141개에서 2012년 3213개로 70개 가량 늘려왔지만 지난해는 3258개로 45개 순증에 그쳤다.
프랜차이즈 특성상 점포 확대가 곧 기업의 성장과 직결되는 것을 감안하면 SPC그룹의 고민도 적지 않았으리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권 부사장이 파리크라상으로 옮긴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는데, 8개월만에 대표이사까지 달게 된 것은 상당한 파격이라는 평가”라며 “이 파격인사가 향후 SPC그룹에 어떤 변화를 줄지 예의 주시 중이다”라고 말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권 대표에게 책임과 권한을 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기존 조상호 그룹총괄 사장은 파리크라상 대표이사직은 유지되지만 각자 대표로서 보다 전문적이고 책임있는 경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