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사태' 관련 전화 인터뷰..."의사결정의 신중한 검토 중요"
[뉴스핌=노희준 기자]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사진)은 24일 이른바 'KB내분' 사태를 계기로 제기되는 지주 회장과 행장 간 갈등과 관련, "서로의 책임과 역할을 사전적으로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권 행장은 이날 뉴스핌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디든 CEO(최고경영진)와 바이스(2인자) 간 갈등은 다 있을 수 있는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한 "서로(1인자와 2인자가) 지속해서 소통하는 기회가 많아야 한다"며 "일정에 바쁘고 어렵더라도 서로 소통하는 시스템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행장은 지주사 체제에서 회장과 행장의 겸임 문제에는 "우리은행과 KDB산업은행, 지주사 체제를 포기하는 씨티은행 등을 거론하며 "개별 회사의 사정에 맞춰야 하지만, 요즘 추세는 겸임인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한 KB내분 사태에서 얻어야 하는 총괄적 교훈으로는 의사결정의 신중함을 강조했다. 그는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좀 더 충분한 검토가 있었으면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IBK금융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는 아니다. 다만, 기업은행은 캐피탈, 증권과 연금보험, 저축은행, 자산운용 등 8개의 계열사를 갖고 있다. 6월 말 현재 IBK투자증권(79.58%)과 IBK시스템(55.63%)을 제외하고는 6개 계열사 지분 100%를 갖고 있다.
권 행장은 "지주사체제와 (IBK금융그룹은) 법률적 성격은 전혀 다르고 계열사는 자율경영체제"라며 "특별한 이슈가 있거나 긴급한 협의 대상이 있으면 별도로 그때그때 협의하지만, 지주사처럼 엄격하게 업무 통제하지는 않는다. 전체적인 큰 틀과 가이드라인 제시 속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정보공유는 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은행이 지주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자회사의 리스크 한도 배분을 통한 리스크 관리나 새로 편입한 저축은행 등 그룹 내 조기 정착에 필요한 조직의 컨설팅 지원에서 계열사 간 협조와 협의, 협업 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권 행장은 그러면서 "은행 본부 내에서 자회사경영팀 조직이 있어 여러 가지 의견 조율이 필요한 사항을 처리하고 있다"며 "자회사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듣고 자율적으로 정한 실적 목표 등을 MOU 등을 통해 공유하고 체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계열사 간 시너지 추구를 두고는 "업무의 필요성에 따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실무단의 협의체가 있다"며 "IBK캐피탈처럼 기술금융펀드 운용을 같이 하는 곳의 경우 (모행의) 투자금융부, 기술금융부와 함께 협의체가 있고, 은퇴시장, 연금 시장과 관련된 IBK연금보험은 (모행의) 평생고객팀과 협의체가 있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인사 측면에서 기업은행은 기타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권 행장은 계열사 대표에 대한 추천권을 행사한다. 이후 추천된 인사가 금융위원회를 거쳐 청와대에서 결정된다. 계열사 사장의 인사권은 계열사 대표가 행사하고 사후적으로 기업은행에 보고된다.
한편, KB내분 사태를 계기로 제기되는 금융당국의 검사나 제재 개선 사항으로는 "사후적으로 검사해야 하는 부분은 한다고 하더라도 금융당국이 컨설팅하는 입장에서 사전적으로 접근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