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월 진행...경영관련 전 분야 타깃"
[뉴스핌=홍승훈 기자] 한화그룹이 계열사인 한화투자증권에 대해 대대적인 경영진단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와 증권가 안팎에선 갑작스런 이번 경영진단을 두고 한화그룹이 최근 조정중인 계열사 사업구조 재편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8월초 한화투자증권에 대해 경영진단에 착수해 오는 10월말까지 석 달가량 진행할 방침이다. 그룹은 이를 위해 증권쪽으로 20~30여명을 파견한 상태다.
이번 경영진단에 대해 한화그룹과 증권측은 '정기적인 경영진단'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3~4년에 한 번씩 실시되는 정기적인 진단 작업"이라며 "경영 전반에 대해 체크하고 개선방안을 내놓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팎에서 바라보는 이번 경영진단의 의미는 사뭇 달라보인다.
과거 특정사안에 따라 부분적으로 이뤄졌던 경영진단과는 달리 이번에는 전략, 인사, 리테일, IB, 전산 등 한화증권 전 분야가 점검대상이기 때문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2012년 한화증권이 한화생명과 함께 금융감독원의 미스터리쇼핑 최하 등급(저조)을 받자 이들 금융계열사에 대한 부분적인 경영진단을 실시한 바 있다.
회사측 다른 관계자는 "과거 사안별로 그룹에서 2~3명 나온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로 경영진단이 나온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번 진단팀에선 증권에 대해 2010년부터 살펴본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한화증권은 지난 2011년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지속해 왔다.
한편, 일각에선 주진형 한화증권 사장의 남다른 경영행보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주 사장은 지난 9월 취임이후 침체된 증권업계 환경에도 불구하고 주식 회전율을 제한하는 소위 '주식 뺑뺑이'를 없애고, 인센티브 중심의 업계 관행을 깨고 개인성과급을 폐지하며 증권가 이목을 한 몸에 받았다. 장기적인 경영 관점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현실적인 대안은 아니라는 반응도 만만찮게 나왔다. 한화증권 주식영업 '선수'들의 이탈 등 내부 반발과 진통도 겪었다.
이에 그룹 측이 주 사장의 이 같은 파격적인 경영행보를 두고 점검 필요성을 절감한 가운데, 그룹 회장의 경영복귀가 임박하면서 계열사에 대한 일제 점검 차원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화그룹은 한화L&C 건자재 사업과 드림파마 등 계열사 일부를 팔고 일부 신규사업을 인수하는 등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다. 그룹 주요 사업부문은 석유화학, 태양광, 첨단소재 등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