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 17일부터 사흘간 인도 방문…20여개 협정서 체결
[뉴스핌=김동호 기자] 세계 인구 1, 2위를 다투는 중국과 인도가 손을 맞잡는다. 여전히 국경선 분쟁을 해결하지 못한 두 나라지만 서로가 필요한 상황이다.
인도를 끌어안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섰다. 시 주석은 지난 17일 사흘간의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했다.
시 주석은 이날 인도 서부의 구자라트주(州)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 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이 인도의 수도인 뉴델리가 아닌 이 곳을 먼저 찾은 것은 이 곳이 모디 총리의 고향인데다 마침 17일이 모디 총리의 생일이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출처: AP/뉴시스] |
미국의 CNN방송은 중국과 인도, 양국 정상의 만남이 올해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주목 받는 고위급 회담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양국 정상은 광둥성과 구자라트주의 협력 증진 등에 관한 3개 협약에 서명했다. 구자라트주는 최근 중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투자가 집중된 곳이다.
시 주석과 모디 총리는 양국의 협력이 아시아 지역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는 듯 하다.
18일에도 시 주석과 모디 총리의 만남은 이어졌다. 뉴델리로 자리를 옳긴 두 사람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양국 정상이 이처럼 우호적인 모습을 보인데는 무엇보다 상대방에게서 얻어야 하는 것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대외 정책을 펴나감에 있어 인도의 협조가 필요하다. 만약 인도가 미국이나 일본과 손을 잡고 중국 봉쇄 정책에 동참할 경우 중국은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또한 시 주석이 주창한 ‘실크로드경제벨트’와 ‘21세기해상실크로드’ 구상이 성공하기 위해서도 인도의 협력이 결정적이다.
시 주석은 이날 인도 매체 기고에서 “진정한 ‘아시아의 세기’는 중국과 인도, 다른 인접국이 함께 발전할 때에 비로소 왔다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중국과 인도가 손만 잡는다면 번영과 진흥의 아시아 세기가 좀 더 앞당겨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역량’과 ‘인도의 지혜’가 결합되면 잠재력은 더 커질 것이고 중국 용과 인도 코끼리가 힘을 합치면 국제 질서는 더 공정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인도 역시 중국의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모디 총리가 직면하고 있는 최우선 과제가 인도의 경제 성장이기 때문이다. 모디 총리는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공약에 힘입어 선거에 승리했다.
그렇기에 더욱 모디 총리에겐 중국의 성장 경험과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인도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3억1300만달러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영국의 투자는 200억달러, 미국의 투자는 120억달러에 달했다.
시 주석은 오는 19일까지의 인도 방문 기간 중 무역 투자 금융 기초시설 등 분야에서 20여 개의 협정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