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견실한 내수 바탕으로 향후 성장 전망 '맑음'"
[뉴스핌=권지언 기자] 올 초 페소화 급락 등으로 투자자들의 기피 대상으로 전락했던 필리핀 경제가 올 상반기 견실한 성장세를 기록하며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2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필리핀이 2분기 6.4%의 성장률로 아시아에서 가장 가파른 회복세를 기록하며 오랫동안 따라다닌 '아시아의 병자'라는 꼬리표를 떼어냈다고 평가했다. 필리핀의 1분기 성장률은 5.6%였다.
필리핀 경제의 2/3 가량을 차지하는 소비는 2분기 동안 5.3%가 늘었는데 1000만명에 달하는 필리핀 해외 근로자들의 자국 송금액이 올 들어 14% 정도 확대된 효과라는 분석이다.
지난 2010년 베니그노 아키노 3세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필리핀 정부가 인프라에 대한 공공 지출을 꾸준히 늘려온 점 역시 필리핀 내수를 떠받친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필리핀 아웃소싱 산업은 100만명 가량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성장에 보탬이 되고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필리핀이 최근 수 년간 경쟁력 있는 제조업 기반을 구축해왔는데, 제조업체들이 임금 수준이 높아진 중국에서 점차 발을 빼면서 필리핀이 수혜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레딧스위스는 강력한 제조업과 수출 성장세 덕분에 필리핀 경제가 앞으로 수 분기 동안 견실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필리핀 경제 성장률이 6~7% 수준으로 중국의 경기 확장세에 상당히 근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3년래 최고치에 머물러 있는 물가 때문에 금리가 오를 경우 소비가 다시 주춤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WSJ는 부채 수준이 낮은 필리핀 정부가 공공 프로젝트 등을 통해 지출을 끌어 올리는 등 긍정적 요인들이 더 많다고 평가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필리핀의 강력한 재정 여건은 정부가 지출을 늘려 성장을 도모할 여지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