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보다 통화정책·자산시장 향방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정학적 리스크가 우크라이나에서 중동으로 연일 확산되고 있지만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의 상승 탄력이 지극히 제한적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에 대한 투자 관점이 리스크 회피에서 통화정책 향방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미국의 이라크 공습에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하는 등 정세 불안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금 선물이 온스당 1300달러를 회복했지만 지정학적 상황을 감안할 때 금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되찾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사진:뉴시스) |
뷸리온볼트의 애드리언 애쉬 애널리스트는 “금값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아니라 달러를 포함한 주요 통화 및 그 밖에 자산 가격의 향방에 따라 결정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과 은을 매입하는 투자자의 3분의 1 가량이 금속 상품의 가격 등락을 결정 지을 주요 변수로 통화정책을 꼽는다는 얘기다.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금값이 미국을 주축으로 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 강한 연결고리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앤드류 윌킨슨 애널리스트는 “정치적 소요에도 불구하고 금에 대한 투자 수요는 완만하게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세 불안에 금은 과거만큼 강한 자금 몰이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금과 관련된 상장지수펀드(ETF)가 보유한 금 보유량은 5500만온스로 연중 최저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금값은 연초 이후 9% 상승했다. ETF 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2억23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