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본드 자금 이탈 및 런던 집값 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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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버블 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천정부지로 오름세를 연출했던 자산시장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 주목된다.
이미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런던 주택시장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움직임이고, 정크본드를 앞다퉈 매입하고 나섰던 투자자들이 ‘팔자’에 나섰다.
미국과 영국의 긴축 움직임에도 커다란 경계감을 보이지 않던 투자자들이 한계 수위에 달한 자산 밸류에이션에 대한 경계가감을 본격 나타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 하이일드본드 펀드에서 자금 썰물
고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하이일드 본드를 공격적으로 사들인 데 따라 관련 채권의 수익률이 바닥으로 곤두박질 친 가운데 발 빠른 투자자를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사진:AP/뉴시스) |
25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글로벌 투기등급 회사채 관련 펀드에서 지난 23일 기준 한 주 동안 48억달러가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3년 6월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 유출에 해당한다. 반면 투자등급 채권 관련 펀드로는 31주 연속 자금이 유입,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도에 뚜렷한 변화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시장 조사 업체 리퍼 역시 최근 2주간에 걸쳐 하이일드 본드 펀드에서 20억달러의 자금이 이탈했다고 전했다.
투자운용사 에코핀의 대니얼 라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정크본드에서 차익을 실현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하이일드 본드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관련 펀드에서의 자금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부양책 축소에도 불구, 최근 수년간에 걸쳐 장기 랠리를 연출한 정크본드 시장이 내리막길로 접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런던 집값 열기 식는다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이 밀물을 이루면서 크게 들썩였던 런던 집값이 정점을 찍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7월 집값이 제자리걸음을 기록하자 버블 논란 속에 상승 추세가 꺾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 것. 런던의 주택 가격이 상승세를 멈춘 것은 2012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시장 조사 업체 홈트랙에 따르면 7월 집값이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월 0.5% 소폭 올랐던 집값이 상승세를 멈춘 셈이다.
뿐만 아니라 고가 주택이 밀집한 런던 남서부 지역은 집값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홈트랙의 리처드 도넬 리서치 이사는 “여름철 계절적인 요인이 통상 주택 수요를 위축시키고, 시장 활기를 꺾어 놓지만 7월 런던 주택 가격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은 이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요인이 자리잡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런던의 집값 상승률은 이미 연초 주춤하기 시작해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상승률이 지난 2월 1.1%로 고점을 찍은 뒤 폭을 지속적으로 좁혔다는 얘기다.
또 지난 7월 주택 매물의 최종 거래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4.3주를 기록해 지난 3월 2.7주에서 상당폭 상승했다.
홈트랙은 전반적인 공급과 수요 간극이 최근 3개월 사이 크게 좁혀졌고, 이 때문에 집값 상승 압박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